이종욱‧정영수‧박봉순 “제주수련원 규정위반 안해” 명예훼손 소송제기
“조례 근거해 적법하게 이용했다” 주장…실제론 절차 어기고 차명 사용

자유한국당 이종욱‧정영수 도의원과 무소속 박봉순 도의원이 본보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지난해 이종욱 도의원이 김병우 교육감이 제주수련원에 아방궁 같은 밀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한 기자회견 모습 (사진 뉴시스)

 

자유한국당 이종욱‧정영수 도의원과 무소속 박봉순 도의원이 본보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충청북도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의정활동을 해왔고 충북도교육감의 잘못을 지적했다”며 “하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이미지를 흡집 내기 위해 악의적으로 진실하지 않은 기사를 작성해 명예가 훼손돼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등 회복 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소송배경을 밝혔다.

본보는 지난 해 11월 22일 <구린내 지적한 충북도의원, 알고 보니 자신이 특혜>라는 기사를 통해 이종욱 충북도의원 등이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 제주수련원(이하 제주수련원)의 운영규정을 따르지 않고 편법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11월 23일에는 <충북 물난리 때 특혜여행 떠난 도의원 또 있었다>는 기사를 통해 정영수 충북도의원이 수해기간 중 제주수련원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종욱 도의원은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제주수련원에 펜트하우스 같은 아방궁을 마련해 이용료를 내지 않고 사용했다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보도에 실명으로 거론된 이종욱‧정영수 도의원과 박봉순 도의원은 본보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1500만원씩 총 45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본보가 2017년 11월 22일 작성해 보도한 <구린내 지적한 충북도의원, 알고보니 자신이 특혜>라는 제목의 기사가 허위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욱 도의원을 비롯해 의원 세명은 본보의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근거로 ‘충청북도교육청 직속기관 및 교육지원청 소속기관 사용등에 관한 조례’ 제3조 3항을 제시했다.

해당조항에는 “직속기관 등의 장은 기관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기관의 시설, 설비 일부를 교직원·기관·단체 및 지역주민에게 사용을 허가할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들은 해당 조례를 근거로 하여 제주수련원의 이용대상을 충북교육감 소속 현직 및 퇴직교직원과 충북도내 학교 및 기타 학생수련 및 교직원 연수로 한정된 것은 조례를 위반한 것이므로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본보가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 운영규정을 어기고 편법으로 이용했다고 보도한 것은 허위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적법했다면 왜 차명으로 사용했나?

 

하지만 이종욱 의원등 세 명 도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충북도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이들 도의원이 제주수련원 운영규정을 위반해 이용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충북교육청이 지난 해 12월 28일 발표한 ‘충청북도교육청 수련시설 운영 특정감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이들 도의원은 이용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제주수련원을 이용했다. 더 나아가 피감기관인 충북교육청 직원의 이름으로 차명 사용신청을 한 뒤 이용하기도 했다.

충북교육청 유수남 감사관이 발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제주수련원은 이용대상에서 2017년 5월 1일 전‧현직 교원과 학생이 아닌 단체 및 일반인을 삭제했다.

제주수련원을 이용할 수 없는 기간에 도의원 6명이 이용했고, 2016년 9월 28일 청탁금지법 시행된 이후에도 도의원 4명이 이용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감사관실은 “수련시설을 이용한 도의원과 도교육청 수련시설은 사용신청 및 허가 절차를 위반하여 이용 및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충북교육청 직원은 본인과 가족 등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데도 도의회 등과 관련하여 부득이하게 다수 대리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제주수련원 운영규정 어떻게 위반했나?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은 본원(대천)과 제주수련원(분원)을 운영하고 있고 운영규정을 바탕으로 해 별도의 시설이용절차를 두고 있다.

충북학생해양수련원 제주수련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용규정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제주수련원 이용안내문에 따르면 △이용대상으로 ‘충북교육감 소속 현직 및 퇴직 교직원’과 ‘충북도내 학교 기타 학생수련 및 교직원연수’라고 명토박고 있다. 부가적으로 수련활동 및 교직원연수는 공문에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홈페이지 상단에 “제주는 현직(퇴직)교원에 한함”이라고 붉은 색 글씨로 강조해 이용객들에게 이런 사실을 강하게 공지하고 있습니다.

신청 절차도 별도로 규정을 마련했다.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제주수련원 이용방법은 첫째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한 뒤 인터넷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유선전화나 게시판 등으로 예약이 불가능하고 오직 이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회원 가입을 하려면 현직 교직원은 회원가입후 NEIS 인증을 하거나 회원가입후 재직증명서를 팩스로 제출해야 한다. 퇴직교직원은 퇴직증명원(공무원 연금 수급증)을 팩스로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신청서가 접수되면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은 2개월에 한 번 씩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하지만 이들 도의원은 위 규정 중 어느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충북교육청이 감사에서 밝힌 대로 교직원에 전화를 해 신청을 하거나 교직원 이름으로 신청서를 작성하게 한 뒤 편법으로 이용했다.

 

자신들도 인정해 놓고...

 

본보는 지난 해 11월 22일 <구린내 지적한 충북도의원, 알고 보니 자신이 특혜>라는 기사를 작성하기에 앞서 이종욱과 전화통화를 통해 반론을 들었다.

당시 이종욱 도의원은 전화통화에서 “교육위원이기 때문에 사용대상자인줄 알았다. 도의원이 사용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은 미쳐 몰랐다”며 “앞으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객실 대여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서도 “절차를 미리 숙지하지 못했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까지 말했다.

정영수 도의원도 마찬가지다다. 본보는 지난 해 11월 23일 <충북 물난리 때 특혜여행 떠난 도의원 또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기 전에 전화통화를 통해 정영수 도의원의 반론을 청취했다.

당시 정영수 도의원은 “이용대상이 아니었는지는 미처 몰랐다”며 “도의회교육위원도 교육가족이라서 당연히 사용 대상자인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7월 17일 제주도로 갔지만 (수해가 나) 18일 가족들을 남겨놓고 먼저 올라왔다”며 이후 “수해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학생 수련 전용공간인 생활관까지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식구들이 많아 2개의 객실을 사용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만 남아 공공시설인 제주수련원을 이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쓰는 것이나 가족이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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