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출입제한 센서 무시… 창문열고 들어가 조작
수질측정용 폐수 뒤바꿔 범행은폐…관리 허점 드러나

응천에 방류된 물은 생극면, 감곡면을 지나 청미천으로 합류하여 여주를 지나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로 합류한다. 팔당호 상수원은 전국 상수원장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관리하는 곳이다.

음성군 금왕하수처리장은 상당 기간 처리하지 않은 오폐수를 남한강 상류인 응천에 무단방류했다. 하지만 정부가 운영하는 TMS는 작동되지 않았다. 현재 금왕하수처리장을 운영하는 K사는 3월 24일 무단방류 한 건만 인정한다. K사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사고가 난 3월 24일에는 TMS가 경보음을 울려야 했다. 이에 대해 K사는 때마침 또 다른 사고가 겹쳤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TMS에 검사용 방류수를 공급하는 샘플링 펌프가 고장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금왕하수처리장 TMS는 직원들에 의해 조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직원들은 처리하지 않은 오페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기 위해 유압게이트 밸브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 이들은 밸브를 편리하게 조정하기 위해 밸브눈금자에 정상적인 상태와 by-pass 상태를 알리는 표시를 했다. 또 밸브를 쉽게 조정하기 위해 쇠파이프를 비치하고 밸브를 조작했다.

▲ 음성군 금왕하수처리장 TMS(실시간수질감시장치) 출입문 전경. 출입문에 설치된 센서에 의해 입출입여부가 원주지방환경청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 음성군 금왕하수처리장 직원들이 TMS 조작을 위해 출입한 창문 전경. 직원들은 센서도 없고 잠금장치도 없는 창문을 통해 매일같이 TMS실을 출입했다. 음성군 수도사업소 관계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 금왕하수처리장 직원들이 TMS 실에 출입해 조작한 샘플링 펌프 스위치. 빨간 불이 켜지면 정상 작동상태다. 파란불이 있는 곳을 누르면 작동이 중단된다.

첨단장비도 월담엔 무용지물

이렇게 처리되지 않은 오폐수가 TMS에 의해 적발될 것을 우려해 TMS실을 침입해 기기를 조작했다. 이들이 사용했던 수법은 황당하게도 창문 넘기. 이들은 센서가 부착된 TMS 실 출입문을 통과할 경우 자료가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잠금장치도 센서도 없는 창문을 넘었다. 현재 TMS실 출입을 엄격히 관리한다. 센서가 설치돼 있어 출입 즉시 관리기관에 보고된다. 이곳에 출입하려면 원주지방환경청에 출입사유를 밝혀야 한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출입사유가 타당하지 않으면 이를 제재한다.

하지만 엄격히 관리되는 출입문과는 달리 TMS실 창문은 잠금장치도 없고 센서도 없었다. 음성군 금왕하수처리장 직원들은 창문을 통해 자유로이 드나들었다. 이들은 TMS실에 들어가 샘플링 펌프 스위치를 껏다. 그리고 처리되지 않은 오폐수 대신에 증류수를 투입했다.

TMS의 기능을 간단한 조작을 통해 근본적으로 마비시킨 것이다. 이들은 갑자시 시간당 400여톤을 방류하는 유량을 속이기 위해 또 다른 장치를 조작했다.

이들은 방류량을 측정하는 장치의 상한값을 조정해 일정량 이상이 방류되는 사실을 은폐했다. 이같은 사실은 K사의 내부문서와 기타 경로를 통해 확인됐다.

K사는 본보 보도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움직임도 보였다. 본보 보도이후 최초 침전지 유압게이트 밸브에 표시됐던 눈금 표시가 사라졌다. 눈금표시 위에 페인트칠을 덧칠한 것으로 보였다. 또 밸브를 조정하는데 쓰였던 쇠파이프도 치웠다. 대신 최초침전지 출입부에 자물쇠를 잠궜다.

한편 K사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금왕하수처리장 소장 A씨는 “창문을 통해 TMS실을 출입한 적이 결코 없다. 조작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눈금자를 지운 행위 등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않은 채 답변하지 않았다.

 

실시간수질자동측정장치(TMS)란?

하수처리장에서 유입된 오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방류하면 사회적 피해가 막대하다. 하천의 생명체 뿐만 아니라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상수원이 오염되는 등 무작위 다수가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정부는 하천이나 수질오염 행위에 대해 법령을 통해 엄격하게 규제한다. 법과 제재가 강력하다 하더라도 감시체계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렇다고 일일이 이를 감시할 수는 없는 것. 그래서 정부는 원격수질감시 시스템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

1일 처리 물량 700톤 이상이 설치된 공공하수처리 시설에는 TMS(실시간수질자동측정장치)가 설치돼 있다. TMS는 ‘원격수질감시장치’로도 불리운다. 1일 처리량이 6000톤인 금왕 하수처장에도 TMS가 설치돼 있다. 각 처리장에서 측정된 값은 한국환경공단에 자동 전송된다. 기준값을 초과하거나 이상이 발생하면 환경공단과 환경청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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