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충북지역 시민과 노동자들이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역에서 존엄하고 평등한 삶과 일터를 만드는 기후정의의 목소리가 더 많은 시민에게 가 닿기를 바라면서 기고글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글 : 송상호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

무상버스의 마법은 놀라웠습니다.

2024년 1월, 진천군과 음성군, 2025년 7월에는 보은군에 무상버스가 도입되었습니다. 그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청주시 등 각 도시들은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버스 이용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반면 보은군은 단 한 달 만에 버스 이용객이 40% 이상 증가했으며, 진천군과 음성군도 2024년 한 해 동안 약 30%의 이용객 증가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무상버스는 단기간에 대중교통 이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정책임이 입증되었습니다. 녹색교통과 연계하면, 충청북도의 교통·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2025년 들어 산불, 폭염, 폭우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며 기후위기의 티핑포인트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전 세계는 탄소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 10대 탄소 배출국 중 하나로, 국내 정책은 여전히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의 2030년 수송분야 탄소감축 목표는 -6.7%, 즉 증가하는 계획을 수립해 비난받고 있습니다. 수송 분야가 관리권한 내 배출량의 약 28.3%를 차지하는 만큼, 실질적 감축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동차 도시 청주시에서 무상교통을 실현해야 합니다.

청주시는 충북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핵심 도시입니다. 현재 전체 통행량에서 자동차 비율이 80.9%로 전국 평균 73.8%와 광역 대도시 평균 66.4%를 크게 상회합니다. 청주시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필수적이며, 청주시가 4차 지방대중교통계획에서 스스로 진단하듯 단순한 노선 개편이나 무료 환승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녹색전환연구소에 의하면 신안군, 화성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무상교통 도입 시 버스 이용자는 각각 1.6배, 2.4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 교통 분야 탄소 감축 정책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일부 정치권에서는 광역급행철도(CTX) 건설을 주장하지만, CTX는 건설과정과 운행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탄소를 추가배출합니다. 심지어 급행철도임에도 이동시간 차이도 없습니다. CTX는 도심통과 후 청주공항으로 이동하기에, 운행시간은 오송역에서 공항까지 바로 이동하는 기존철도 철도와 동일하게 20분입니다. 자동차 수단분담률 감소 효과도 미미합니다. 1.8조원이라는 건설비용과 연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고려하면, 같은 재정으로 무상버스 도입이 자동차 이용 감소에 더 효과적입니다. 초기 부담이 있다면 화성시 사례처럼 청소년·청년·노인·장애인을 우선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탄소 이동수단 활성화도 필요합니다.

현재 충청북도의 도로 환경은 울퉁불퉁하고 안전 문제가 있으며, 킥보드와 전동휠체어 통행 방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자전거와 킥보드는 인도로 다니고, 정작 인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휠체어는 차도로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청주시가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서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라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전히 설계중이며 여전히 언제 시공될지 모르는 기약없는 약속이 되었습니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환경을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 공공 공유자전거 및 공유유킥보드 도입, 대중교통과 연계한 안전 주차 구역 확보 등 ‘적극적 보행 정책’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125개국 130,000명을 대상으로 한 Nature Climate Change(2024)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수입의 1%를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시민 다수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정책적으로 제도화한다면 아직 기회가 충분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인류와 모든 생명의 지속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대신 버스를 이용하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무상버스와 녹색교통 확대라는 제도적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기후정의를 위해,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선한 의지를 정책으로 실현해야 합니다. 지금 바로 무상교통과 녹색교통을 제도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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