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충북지부, “90년대나 있을법한 일…학교 현장에 부담”
도교육청 각 학교에 공문 보내… 학교당 학부모 15명 모집 요구

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교육청 제공.

 

최근 충북교육청이 청주상공회의소와 함께 진행한 ‘직업계고 학부모 대상 우수 중소기업 탐방’ 행사가 윤건영 교육감을 위한 ‘전시행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도교육청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부모 모집을 요구했고, 이는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26일 제보내용을 소개하며, “충북교육청 행정이 ‘동원’과 ‘차출’의 ‘전시행정’”이라고 일갈했다.

전교조 충북지부가 공개한 A교사의 제보 내용은 “2개 학교에서 서른 명, 그중 우리 학교에서 열다섯 명의 학부모가 참석해야 해서, 반별로 할당이 떨어진답니다. 그러면 담임들이 학부모를 섭외해야 하는데, 이게 참 쉽지 않죠” 등이다.

행사를 앞두고 도교육청이 2개 학교에 행사 참석 학부모 30명 모집을 공문으로 요구한데 대한 교사의 반응이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한두 명도 아니고 서른 명 정도나 되는 학부모를 특정 학교에 ‘지정’하여 ‘할당’해서 ‘동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구시대적 사업 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충주지역 특성화고에서도 중소기업 탐방 행사가 예정되어 있고 학부모 모집이 예고되어 있어,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은 올해 총 5회에 걸쳐 도내 직업계고 학부모 150여 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일 청주에서 실시한 행사는 충북공업고등학교와 충북에너지고등학교 학부모 및 관계자 40여 명이 참가 ㈜유진테크놀로지를 탐방했다.

 

 

이날 도교육청은 ‘충북교육청, 직업 체험은 아이들만 하는 것은 아니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자들은 해당 기업의 제품 소개와 현장 견학와 더불어 인사담당자와의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근무환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윤건영 교육감은 청소년이 지역에서 꿈을 키우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학부모의 인식이 큰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교육청과 산업계가 협력하여 실효성 있는 진로‧취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윤건영 교육감이 동행하는 행사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부담을 주었을까?”라며 “윤건영 교육감을 빛내기 위한 행사에 학부모가 ‘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학교 사업이 아니라 교육청 사업이라면 교육청에서 주도적으로 홍보하고 참여자를 모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월 윤 교육감의 모 초등학교 방문 사례와 지난해 진행한 충북교육박람회 사례를 언급했다.

윤 교육감이 지난 6월 모 초등학교 방문시 교직원 참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 학교 관리자가 각 학년별로 교사 2명씩 ‘차출’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교육박람회 당시 윤 교육감이 행사장을 다닐 때 그 시간에 맞춰 최대한 많은 교사들이 대기하게 했다는 것.

전교조 충북지부는 “‘학부모 동원령’에 교사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며 “조합원 고충에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북교육청 해당 부서에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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