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실적·전인교육 두 마리 토끼 다 잡아야”
디지털 교육, IB, 블랙리스트 등 의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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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이 돌봄, 디지털교육(AI교과서), IB교육 등 교육계 현안과 충북교육 미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이른바 다양성이 보장되는 교육이 필요하고, 그 다양성에는 입시 성과와 민주시민교육 및 창의력개발·전인교육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현실적으로 입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반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김 전 원장은 이를 위해 교원증원과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충북교육포럼은 지난 26일 ‘새로운 사회, 새로운 교육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두 번째 2025 충북교육포럼 연속대담을 열었다.
이번 대담에는 충북 진보교육계에서 차기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상열 전 원장이 참석, △디지털교육(AI교과서) △IB교육 △미래교육 △돌봄 △인권(교권) △다문화교육 △교육청 조직개편 등 자신의 의견을 공개했다.
특히 단재연수원장 시절 제기했던 블랙리스트와 관련, 현재 입장부터 김병우 전 교육감 최측근으로 3선에 실패한 원인 등 다소 민감한 부분까지 의견을 밝혔다.

충북 미래교육 방향부터 블랙리스트까지
우선 김 전 원장은 충북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성의 존중’이라고 답했다. 그가 언급한 다양성의 개념에는 이른바 입시실적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지원, 영재 교육, 특목고 지원도 포함된다.
“저는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것은 그동안 소외받고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에 대한 지원을 포함해서 상급학교 진학에 열망을 갖고 있는 학부모·학생들의 요구까지도 다 아우를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김 전 원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교원 수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대선 시기를 이용해 이를 정치계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학습 플랫폼 다채움’에 대해서도 소신발언을 했다. 그는 “디지털 교육은 필요하지만 많은 오류들이 존재한다”며 “(디지털 기술에)전적으로 의존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디지털 기기로 공교육이 오히려 황폐화되고 있다며, “속도 조절과 교사들의 역량, 교원 수 확보, 교사들의 업무 부담 등 종합적인 고민 이후 디지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B교육에 대해서는, 과거 김병우 전 교육감 시절에도 고려했던 정책이라고 설명하며, 당시에는 입시제도와 맞지 않은 점, 과도한 예산 등으로 폐기됐다고 전했다.
충북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IB교육에 대해서는, “이왕에 시작된 과정이니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이후 충분한 고민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돌봄에 대해서는 디지털 교육과 마찬가지로 양면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지만, 학교 내 돌봄이 맞는 것인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간·인력의 문제 구성원간 갈등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권 침해와 관련해서는 교육청 내 각 부서별로 나누어져 있는 팀을 통합전담팀으로 다시 구성, 조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아울러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교육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라고 규정하고, 영어교육을 위해 영어 원어민 강사 제도를 도입했듯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중언어가 가능한 인력을 채용, 다문화 아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 전 원장은 그동안의 교직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라며, 충북교육청과 각 지역별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했다.
즉 현재 충북 내 10개 지역에 있는 교육지원청을 과감히 없애고 학교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가칭 '○○교육지원센터'를 권역별로 설립해 교사들의 업무를 줄이는 동시에 학교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교육지원청에)인력은 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들을 교육지원청으로 떠넘겨 놓은 상황이 너무 많다”며 “3~4개 교육지원청을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학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학교 수는 늘어나지만 대신 업무의 꼭지 수는 줄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장의 책임강화와 지속성을 위해 임기 2~3년 보장과 직속기관의 위탁을 주장했다.

"중간에 포기한 부분에 대해선 죄송"
이날 대담에서는 특히 김 전 원장이 제기했던 단재연수원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현재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원장은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로 돌아가 보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 (단재연수원에)분명히 문제가 있었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 선생님들께 제가 충분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병우 전 교육감의 최 측근으로서 3선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서는, “2022년 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로 기울어진 정치 상황,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3선에 대한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담은 지난달 이혁규 교수에 이은 두 번째로 충북교육포럼은 앞으로 김성근 전 부교육감의 대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