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보 교육계 대표 주자 청주교대 이혁규 교수 특강
민주주의 외치지만 속으론 권위주의 원하는 습성 지적
일상의 민주주의 회복, 낡은 습관 떨쳐내는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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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혁신·진보 교육계에서 내년 교육감 선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혁규 청주교대 교수가 강의를 통해 현 시국을 분석하고 자신의 교육관을 알렸다.
이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헌법재판소의 선고 지연 등 현 대한민국 상황을 미시·중범위·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인간관, 올바른 민주시민교육 방법, 민주시민을 길러내기 위해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광범위한 내용에 대해 강의했다.
지난 29일 충북교육포럼이 주최한 포럼에서 이혁규 교수는 ‘12·3 계엄 이후 우리 교육을 사유하다-자존감, 공감, 공화주의와 민주시민교육’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는 40여 명의 교사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 교수는 학자인 동시에 교육운동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강의는 ‘윤석열 대통령은 왜 아직까지도 탄핵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혁규 교수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요소를 갖췄지만 시민단체의 문제점,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을 적으로 대하는 문화, 민주시민교육의 문제점 등을 짚었다.
시민단체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분명히 맞지만, 시민단체 역시 권력화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폐쇄적인 문화,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민주시민교육은 상대방을 이기려는 문화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혼란한 시기 강력한 지도자가 나와주길 바라고 강한 권력자에게 의지하려는 우리 내부 안에 있는 권위주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른바, ‘트로이 목마’인데 좋은 것을 주는 척 하면서 오히려 철저히 상대를 파괴시킨다는 것이다.
이혁규 교수는 “오늘날 민주주의는 탱크가 광장을 지나가면서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가 트로이의 목마처럼 작동하면서 파괴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차이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상대방을 적대적으로 대한다면 선출직 지도자들도 권위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할 가능성 또한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의 주체로서 인간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인간은 초사회성을 갖고 있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본성 또한 환경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교육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일례로 덴마크 교육방식을 언급했다. 덴마크에서는 학부모와 교사 모두 학생 자신의 성장을 중요시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문화라며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 권위주의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민주시민이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혁규 교수는 교사들에게 일상의 민주주의 회복,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이 교수 강의 내용에 공감하며 강의 내용에 대해 질의 응답하며 포럼을 마무리했다.
한편 충북교육포럼은 충북의 혁신·진보 교육계 대표 주자 3인이 강사로 나서는 특강을 진행한다. 이혁규 교수에 이어 4월 26일에는 김상열 전 단재교육연수원장이, 5월 24일에는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