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분평동 원마루축제 장면. 주민 2500명에게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에 담아 식사를 제공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2024 분평동 원마루축제 장면. 주민 2500명에게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에 담아 식사를 제공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2024 분평동 원마루 축제 때 다회용기에 담아 제공된 모습 (사진=김남균 기자)
2024 분평동 원마루 축제 때 다회용기에 담아 제공된 모습 (사진=김남균 기자)

 

글 : 박완희 청주시의원

지난 11월 청주시의회 보건환경위원회는 선도국가 벤치마킹을 위해 뉴질랜드 출장길에 올랐다. 뉴질랜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환경 보호 정책 시행으로 유명하다. 1991년 제정된 ‘자원관리법(RMA, Resource Management ACT)’이 대표적인데 이 법은 토지, 공기, 물과 같은 자연 요소를 ‘자원’으로 정의하고 이를 지금의 상태 그대로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한 법이다.

또한 202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폐기물 최소화법’도 눈길을 끈다.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데 2025년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플라스틱의 대명사, 비닐봉지

지난 2019년 국제 환경 보호 단체인 그린피스가 발표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소비량은 11.5kg이며 이중 비닐봉지가 9.2kg으로 무려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를 국민 전체 연간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약 47만 톤으로 남한 면적 70%를 덮는 것과 같은 엄청난 양이다.

이렇게 플라스틱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사용되는 비닐봉지도 애초에는 친환경 대안으로 개발되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친환경’ 대안으로 개발된 ‘비닐봉지’

1950년대 유럽 사람들은 물건을 담을 때 주로 종이봉투를 사용했다.

종이봉투는 무거운 물건을 넣거나 몇 번만 재사용해도 쉽게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비가 오거나 물에 젖기라도 한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1959년 스웨덴의 과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은 이러한 종이봉투의 불편을 해소하고 종이봉투의 원료인 나무의 벌목을 막기 위해 지금의 비닐봉지인 ‘plastic bag’을 개발했다. 물론 그는 그것이 이렇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법 시행 이후 뉴질랜드는?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로토루아 시의회를 방문해 ‘폐기물 최소화법’ 시행 이후 변화된 뉴질랜드의 생활 양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로 마트에서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종이봉투로 대체되었고 축제나 행사는 주관하는 기관, 단체에서 다회용기를 별도로 준비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다. 시의회 관계자는 제도의 취지와 중요성을 시민들이 매우 잘 알고 있어 별 탈 없이 잘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청주의 뉴질랜드?! 분평동 ‘원마루축제’

박완희 청주시의원(왼쪽)과 행사를 추지환 이택기 분평동 주민자치위원장 (사진=박완희 의원 제공)
박완희 청주시의원(왼쪽)과 행사를 추지환 이택기 분평동 주민자치위원장 (사진=박완희 의원 제공)
2024 분평동 원마루 축제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 이날 행사에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2024 분평동 원마루 축제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 이날 행사에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지난 10월 12일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원마루공원에서 열린 ‘원마루축제’는 일회용품 없는 축제의 이정표를 세웠다.

2500여 명에게 음식을 제공했는데 배출된 쓰레기는 50ℓ 쓰레기봉투 단 11개.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겨우 100kg이었는데 이는 유엔환경계획이 밝힌 202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1명이 평균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량인 95kg과 엇비슷한 수치다.

다량의 다회용기를 확보하는 것부터 특정 시간대 집중되는 주민들에게 원활하게 음식이 제공될 수 있는지 등 고려할 사항이 이만저만 아니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발품을 팔아 직접 해결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축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