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참여연대, ‘당사자가 말하는 자영업의 현실과 대안’ 토론회 열어
“터널 너무 길고 어둡다”…청주시 향한 성토도 이어져

충북참여연대는 13일 ‘당사자가 말하는 자영업의 현실과 대안’ 토론회 열었다.
충북참여연대는 13일 ‘당사자가 말하는 자영업의 현실과 대안’ 토론회 열었다.

 

“지원이요? 청주시에서 받은 건 마스크 한 장도 없었습니다. 아니 있긴 있었죠. 어디서 후원받아서 마스크 주더라고요.”

 

“매출 올라갔다고 손실보상이 안된답니다. 네~ 매출이 올라간 건 맞아요. 그런데 매출이 이윤은 아니잖아요. 이윤은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원자재 값이 올라 매출이 늘었는데 매출 올랐다고 손실보상 안된데요.”

 

“뭔가 되게 많이 지원을 해주는 것 같은데 사실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소상공인들이 뭘 힘들어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공무원들은 한 번도 나와 보질 않아요.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는 것 같고 소통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청주시엔 자영업자 문제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딱 한명 있어요. 그 사람이 대형매장 관련된 일도 하고, 소상공인 관련된 일도 하고, 다 하는 것 같더라고요.”

 

“대출 해주면 뭐하나요? 건물주만 좋은 일 시키는 거죠. 지금 당장 독촉은 안하지만 갚아야 하는 빚입니다.”

 

“청주시는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되요. 대형마트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이를 고민해야 하는데 청주시는 그런 고민이 전혀 없어요.”

 

코로나19 이후 청주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에는 만족하고 있을까? 또 앞으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인쇄업, 커피숍, 애견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부터 상인회 회장,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이들까지 청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직접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며 청주시 지원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논의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충북참여연대)는 13일 ‘당사자가 말하는 자영업의 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유권자 토론마당’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는 실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이 참여, 현실감 있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우선 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에 대해 참가자들은 업종에 따라 상이한 의견을 내놓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 코스트코 등 대형매장 등장으로 인한 위기감, 배달업체 횡포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홍경표 성안길상점가상인회 회장은 “코로나라는 터널이 너무 길고 어둡다”며 “현재 성안길에는 300여개의 공실이 있다. 2년째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트코 등 대형매장이 들어서면 유통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다. 유통생태계는 환경과 같은 것이어서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라며 대형마트 등장에 대해 큰 우려를 했다.

김승효 청주생활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 사무국장는 “십 수 년 전 청주에서 대기업이 유통에 참여하면서 도매업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소매로 전환됐다. 유통구조가 무너졌고 코로나가 닥치면서 그 현상은 가속화됐다. 자영업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주시는 소상공인들이 계속 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매장이 들어서면 소상공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나 통계자료 하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매장 등장과 관련,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희수 (주)애니멀공화국 대표는 “코스트코가 생겼다고 해서 사람들이 무조건 대형매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대형매장에 가야만 살 수 있는 물건이 있고, 전통시장에 가야만 살 수 있는 물건이 있다. 초점을 다각화하면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한번도 나와보지 않았다"청주시 향한 비판 목소리

지원과 관련해서는 획일화된 기준 등으로 손실이 났음에도 지원을 받지 못했고, 중앙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김영화 지마웍스 대표는 “2020년 초까지 매출이 올랐었다. 정부에서 하는 지원은 일정부분 매출이 떨어져야 하는데 획일화된 기준에 맞춰져 있어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덕영 청주에폭시인쇄협동조합 이사장도 “되게 지원을 많이 해준 것처럼 생색을 내지만 실제로는 별로 없다. 작은 금액이라도 다달이 들어오면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청주시 지원과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용운 청주시 전통시장연합회 회장·밤고개자연시장상인회 회장은 “청주시는 코로나로 인해서 지원한 것이 없다. 마스크 한 장도 없었다. 어디서 후원받아서 준 것이지 청주시가 지원한 것은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코로나로 다 고생을 하고 있다. 소비를 진작시키는 차원에서 청주시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충북의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25만 명이다. 또 ‘2020년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지역 소상공인 사업체당 매출 이익은 2억2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3.1% 감소했다.

충북참여연대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비행태도 바뀌었고 소비자들은 더 빠르고 확실한 비대면 소비를 하고 있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누적된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변화된 소비행태 및 유통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지원정책에 대한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관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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