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연대, 6일 ‘교복무상지원 실태 및 개선안 설문조사’ 결과 발표
청주 46개 중학교 교복 값 조사…상의, 와이셔츠 가격 차이 최대 두 배
설문결과 응답자 93%이상 기존 교복 대신 티셔츠, 잠바 등으로 바꿔야
교복지원 예산 늘리고 교복 안 입는 학생 지원책도 마련해야

충북교육연대는 6일 도교육청 앞에서 ‘충북 교복무상지원 실태 및 개선안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북교육연대는 6일 도교육청 앞에서 ‘충북 교복무상지원 실태 및 개선안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북교육청이 올해부터 충북지역 중·고등학교 입학생들에게 1인당 최대 30만 8천원(충북교육청 권고금액 30만원)을 교복비로 지원했지만, 학교마다 교복 구성품이 달라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추가구입비) 또한 천차만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교육연대는 6일 도교육청 앞에서 ‘충북 교복무상지원 실태 및 개선안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교복 구성품의 금액과 개수가 학교별로 크게 다르다 보니 구매자가 부담해야 할 추가구입 물품의 비용도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교복구매 지원금액은 30만원인데 학교에 따라 추가구입비가 30만원이 더 발생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졌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A학교는 학생들에게 상의 1개, 하의 1개, 조끼 1개, 와이셔츠 1개 등 총 4개만 제공한 반면, B학교는 상의 1개, 하의 2개, 조끼 2개, 와이셔츠 2개, 넥타이 1개 등 총 8개를 제공했다.

결국 4개만 받은 학부모는 최대 30만원을 더 지불하고 여유분 교복을 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입생들이 교복을 구매할 때는 세탁기간을 감안, 와이셔츠와 하의는 2개씩 구매하고 있다.

 

충북교육연대 제공.
충북교육연대 제공.

 

충북교육연대가 청주소재 46개 중학교 교복 단가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A중학교의 상의(동복기준) 단가는 8만6천원인 반면, B중학교 상의 단가는 4만3천원이었다. 와이셔츠는 2만2천원~4만2천원이었고 하의는 4만원~7만원이었다. 조끼도 4만원인 학교가 있는가 하면 2만원인 학교도 있었다. 최대 두 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이다.

충북교육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는 현행 교복 학교주관 구매에서 각 학교별로 교복사와 가격 및 품목을 개별협상하기 때문”이라며 “도교육청은 무상교복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교복 구매 시 필요한 구성에 맞게 무상지원 품목을 최소 6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요자에게 구성품에 대한 선택권을 주도록 수정한다면 문제가 일정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학교의 개별단가 및 무상지원 구성 차이는 각 학교 교복선정위원회의 개별 협상력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입찰시 교복단가 상한선을 제시하면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자부담 0원~30만원…왜 차이 날까?

충북교육청이 올해부터 교복지원조례에 따라 지원하는 교복비는 학생 1인당 최대 30만원(충북교육청이 권고하는 교복 상한가 권고가격)이다. 30만원 내에서 교복을 구입해야 한다는 뜻이고 30만원이 넘는 물품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학교에서는 상의1개, 바지1개, 조끼1개, 와이셔츠 1개가 30만원인 곳도 있고, 또 어떤 학교에서는 상의1개, 바지2개, 조끼1개, 와이셔츠2개를 모두 합쳐 30만원인 곳도 있다. 

학교마다 교복 값은 왜 다를까?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측은 유명 메이커 제품과 중소제품의 가격차이라고 전하고 있다. 도교육청 학교자치과의 한 관계자는 “교복지원은 학교 주관구매로 이뤄지고 있다. 학교마다 있는 교복심사위원회가 선정한 업체 중 최저가 입찰을 통해 교복업체가 선정된다”며 “어떤 학교는 20만원에, 또 어떤 학교는 30만원에 교복을 공급받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복업체로부터 20만원에 공급받는 학교는 지원금 10만원이 남기 때문에 추가로 와이셔츠나 바지를 학생들에게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를 들어 학생들이 많은 큰 학교는 교복업체들의 경쟁이 심할 것이고 그만큼 단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구성품의 단가가 낮아지면 상의, 바지, 조끼, 와이셔츠가 30만원이 채 안되기 때문에 한 벌씩 더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학교의 경우에는 교복업체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인원이 적고 그만큼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상의, 바지, 조끼, 와이셔츠를 한 개씩만 공급한다고 하면 다른 품목을 더 추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복 단가를 교육청에서 정할 수도 없고, 품목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응답자 93.8%, 양복식 교복→생활복식 교복으로 바꿔야

충북교육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3년 내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240명 등 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무상 지원하는 교복구성의 최소지원 개수를 정한다면 어떤 구성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7%가 상의1개, 하의2개, 조끼1개, 와이셔츠2개 등 총 6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6개 이상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27.2%였다. 상의1개, 하의1개, 조끼1개, 와이셔츠1개 등 4개가 적당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5.8%에 불과했다.

또 이번 설문에서는 기존 교복을 전면 개편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기존 양복식 교복을 티셔츠, 단체잠바, 하의 구성과 같은 생활복식 교복으로 개편하여 지원하는 것’에 응답자들의 93.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학부모 절대 다수가 기존 교복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충북교육연대 이수연 집행위원.
충북교육연대 이수연 집행위원.

 

이수연 집행위원은 “학생의 착용 편의성과 가계 부담을 없애는 방향에서 생활복 전면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추후 학생인권과 교복정책을 고민할 때 깊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은 또 서울교육청의 입학준비금으로 주관구매 교복 외 등교의류와 스마트기기 구매로 범위를 넓힌 사례를 들며 “실제적인 교복수요에 맞춘 평등한 지원으로의 개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교육연대는 교복무상지원이 온전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교복지원 예산을 늘리고 교복 미시행 학교(대안학교 등)에 대한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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