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노동인권센터, 20일 규탄성명 발표

최근 청주에 소재한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과 관련,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음성노동인권센터는 20일 성명을 내고 “성희롱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경실련도 가해자”라고 규탄했다.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성명서에서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은 시민단체는 성희롱 없는 성역이 아니라,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에서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정의 속에 갇혀서 조직을 비호하느라 피해자 개인의 입을 막는 행위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약자의 목소리가 지워지는 순간부터 불의(不義)다. 경실련은 참회하고 성희롱 사건에 정의를 바로 세우라”고 촉구했다.

지난 6일 성희롱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기자회견 모습
지난 6일 성희롱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기자회견 모습

[성명서 전문] 
 

성희롱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경실련도 가해자다
잘못된 성희롱사건 대응에 대한 음성노동인권센터 규탄성명

시민단체는 성희롱 없는 성역이 아님을,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사건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사건은 드러내고 있다. 

“일한만큼 대접받고 약자가 보호받는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꿈꾸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정작 조직 내 약자를 어떻게 보호해야할지 모르고, ‘자기만의 정의’에 갇힌 채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한지 5개월이 지났으나 사건은 경실련의 잘못된 대응에 의해 지리멸렬한 형국이 되었다.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들은 당시 겪었던 성적 수치심에서 끝나지 않고 2차 가해에 계속해서 노출되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신속하게 진상을 조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여야할 경실련은 아직까지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경실련은 성희롱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원칙을 사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어기고 있다. 

경실련은 최초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할 때 피해자가 ‘이 사건을 문제 제기한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실련은 이를 어기고 피해자가 없는 자리에서 가해자와 참석자들에게 공개하고 형식적인 사과로 종결지으려고 했다.

폭력적인 단체의 태도에 대해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몇몇 임원들은 고성을 지르고 법대로 하라며 윽박질렀다.

피해자들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사건 해결을 요청하여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를 완료했으나, 현재까지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조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8월 말 충북청주경실련은 갑자기 중앙경실련에 ‘조직진단 실사’를 요청했다. 실사를 나온 경실련 관계자들에게 피해자들은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경실련은 또 다시 피해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실사를 강행했다.

실사 결과,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라고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재로 전환되었음을 통보하였고,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실을 폐쇄하고 피해자들을 포함한 모든 임원 및 사무처 활동가들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중앙경실련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피해자가 소속된 충북청주경실련에 휘돌렀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공문으로 비대위에 보냈지만 비대위는 그에 응답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앞선 실사 결과의 입장을 이어갔다. 성희롱이 발생한 원인은 ‘충북청주경실련’이라는 조직 자체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가․피해자가 모두 싸잡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성희롱 사건은 ‘폐쇄할 정도로 심각한 조직 문제’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뭉개졌다.

가해자는 피해자들에게 성희롱을 저질렀고, 단체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죄책감과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직장 폐쇄 및 직무 정지 등 피해자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해야할 법률상 규정을 전면으로 어기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없이 사건 해결을 늦추는 동안 집단적인 2차 가해는 피해자들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최근 팩트체크를 한다며 SNS에 가해자 입장에서 당시 성희롱 사건을 기술하고,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들이 오히려 문제라는 식의 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집단적으로 올리고 있다.

경실련은 이토록 피해자에게 폭력적일 수 있는가. 어디까지 피해자를 괴롭힐 생각인가. 성희롱 사건에 대응하지 않는 단체는 가해자다.

경실련은 하루 빨리 각성하여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고 공식 사과하라. 

약자의 목소리가 지워지는 순간부터 불의(不義)다. 경실련은 참회하고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에 정의를 바로 세워라!

2020년 10월 20일
음성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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