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 성명서 발표

CJB가 지배구조상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CJB청주방송 전경 ⓒ충북인뉴스 DB

프리랜서 PD의 죽음으로 논란을 사고 있는 CJB청주방송(대표 이두영)의 노동조합이 6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는 '故이재학PD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이 PD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사측은 지난 2017년 노무컨설팅을 통해 故 이재학PD를 포함한 일부 비정규직에 대해 직접고용 의견을 낸 바 있다"며 비정상적이었던 이 PD의 고용형태를 언급했다. 이어 "이후 2명은 직접고용으로 이어졌으나, 결국 이재학PD는 임금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내몰리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故 이재학PD가 소송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부당한 처지를 바꾸기 위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며 청주방송에 고인과 같은 이유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또다른 동료들을 언급했다.

노조는 이 PD와 같은 프리랜서들의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고용형태를 중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사측에 요구했다.

앞서 지난 2004년 청주방송에 입사했던 고 이재학(38) PD는 지난 4일,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이 PD는 14여년 간 정직원처럼 일하다 부당해고됐다며 CJB청주방송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였지만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한편, CJB청주방송 사측은 오늘(6) 이 PD의 죽음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질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故 이재학PD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청주방송 구성원 모두가 큰 충격과 함께 슬픔에 빠져있다. 임금현실화를 요구해서 해고됐던 이재학PD가 민사소송 이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고인은 저임금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직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복직을 위한 외로운 소송을 진행했고, 누구도 패소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침통하다.

노동조합 또한 통렬히 반성한다. 보다 많은 비정규직과 저임금자들을 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현직 집행부 전원이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사측은 지난 2017년 노무컨설팅을 통해, 故 이재학PD를 포함한 일부 비정규직에 대해 직접고용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는 곧 고용형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2명은 직접고용으로 이어졌으나, 결국 이재학PD는 임금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내몰리고 말았다.

고인은 운명을 달리하는 순간까지도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회사의 거짓 증언과 증인들에 대한 부당한 압력에 대해 분노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 언론인터뷰에서도 ‘회사가 진술서를 낸 직원들에게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두려워한다. 이 진술서가 없으면 나에게 너무나 불리하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거짓 증언’, ‘증인에 대한 협박과 회유’ 등,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사측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고인과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청주방송에는 故 이재학PD와 같은 이유로 소송을 벌이고, 또 벌였던 수 많은 동료들이 있다. 故 이재학PD는 소송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부당한 처지를 바꾸기 위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모두가 근로자지위를 인정받길 원하는 간절한 소망뿐이다. 소송을 벌이는 한 동료는 장례식에서 말 못할 눈물을 흘렸다. 청춘을 아낌없이 바쳤지만 돌아온 건 비정한 해고뿐이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을 주관한 재판부에게도 묻고 싶다. 정규직 근로자로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CJB직원들은 모두 프리랜서 이재학이 아닌 ‘이재학PD' 불렀고, 기억하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방송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의 죽음을 가슴에 새기며 눈물짓고 있다.

사측은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라. 전 경영진이 벌인 결과라는 입장에 유족들은 분노하고 있다. 현 경영진이 직접 재판을 진행해왔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에서이다.

우리에겐 아직도 고인과 같이 노동력을 착취당하다시피 하는 프리랜서들이 상당하다. 사측는 3월 개편에서도 제작비 축소를 이유로 프리랜서들에게 ‘더 깊은 저임금의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수년간 제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 왔던 프리랜서에서 전화 한 통으로 ‘업무능력이 떨어지니, 2주 후에 직장을 나가달라’는 해고를 통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럼, 긴 세월 왜 같이 일을 해왔다는 말인가? CJB가 그렇게 자비로운 회사였단 말인가?’ 사측은 답하길 바란다. 제2, 제3의 이재학PD가 생기지 말란 법이 있겠는가?

사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청주방송과 프리랜서의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고용형태를 영원히 퇴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조속히 착수하라. 만약 그늘 속 약자들에게 다시 책임을 떠넘기려 하거나,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땜질식 처방을 내 놓는다면 전국민적 공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노동조합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