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패소에 소각장 추가 입점…분노하지만 하소연 할곳 없어
주민협의체 두고 앙금…일부 주민 ‘이장단’에 극도의 배신감

20일 오전 북이면사무소에서 진행된 ‘폐기물 소각장 저지를 위한 주민토론회 및 북이면 주민협의체 활동보고회’ 자리는 시작부터 북이면 이장단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20일 오전 북이면사무소에서 진행된 ‘폐기물 소각장 저지를 위한 주민토론회 및 북이면 주민협의체 활동보고회’ 자리는 시작부터 북이면 이장단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청원 생명쌀 재배지이자 소각장 주변 반경 300M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떻게 두 사람(이장)에 의해서 소각장 증설이 통과되는지 이해가 안된다”(북이면 주민)

“(주민토론회 자리에) 이장들이 한명도 안 왔다는 것은 언어 도단이다. 북이면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이장인데 주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참석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이 무슨 대표냐!”(북이면 주민)

“‘북이면주민협의체’는 이장단에서 구성하는 것이다. 일부 젊은 사람이 독단적으로 운영해 이장단협의회에서 80% 찬성으로 제명을 했다. 박탈당했으면 자리를 내 놓아야 한다.”(북이면 이장단협의회 관계자)

 

1일 544톤까지 소각 처리 할 수 있는 3개 소각업체가 밀집된 충북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청주지방법원이 폐기물 과다 소각, 다이옥신 과대 배출로 청주시로부터 허가 취소 처분된 진주산업의 손을 들어준 것도 버거운데 일부 주민들과 이장단 사이 불신의 골도 깊어졌다.

여기에다 모 폐기물 업체의 추가 소각장 건립문제까지 현실화 되며 주민들의 분노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번 터진 말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20일 오전 북이면사무소에서 진행된 ‘폐기물 소각장 저지를 위한 주민토론회 및 북이면 주민협의체 활동보고회’ 자리는 시작부터 북이면 이장단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북이면주민협의체(위원장 서청석)의 보고가 끝 나자 마자 주민들은 이장단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북이면 한 여성주민은 “(2016년 진주산업 소각용량 증설당시 협약서에 도장을 찍은) 두 사람(편집자주: 내수‧북이면 이장단협의회 대표를 지칭함)에 의해서 통과되고 증설 됐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청석 북이면주민협의체 위원장은 “나도 이장이지만 2016년 당시 협의하는 것 아무도 몰랐다. 이장 회의에서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이면에 거주하는 김도경 전 충북도의원은 “이 자리에 이장님들이 4~5명 밖에 안왔다. 왜 안왔는지 설명해 달라. 오늘 같은 상황에 주민들은 많이 왔는데 왜 이장이 안오냐”며 설명을 요구했다.

한 주민이 “이장이나 주민들 모두 같이 살고 있는 주민인데 우리끼리 싸우면 안 좋다. 청주시가 대처를 제대로 했는지 그런 것을 가지고 토론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나이 지긋한 한 노인이 “이장들이 한 명도 안 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북이면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이장이다. 그 사람들이 무슨 대표냐. 주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우리 문제와 직결된 문제에 안 오는 것이 무슨 대표냐?”라며 분노감을 표시했다.

 

이장단에 대한 분노 ‘왜’

 

이장단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진주산업은 1일 소각용량을 증설을 추진했고 주민들을 대표해 당시 내수읍과 북이면 이장단 협의회 대표자 2인이 협약을 체했다.

문제는 이 협약에 대해 현 북이면주민협의체 소속 인사들과 당시 협약을 체결한 인사들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것.

2016년 당시 협약 서명의 당사자인 현 북이면 이장단협의회 대표인 김천수 이장은 “당시 협약은 이장단에서 승인을 얻어 작성된 것”이라며 “우리 임원들이 마음대로 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협약서 직인이 내수‧북이면주민협의체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한 것에 대해서는 “주민협의체가 등록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장단 대표가 했다”고 설명했다.

서창석 북이면주민협의체 위원장은 “나도 이장이다. 당시 이장단 회의에서 논의 한번 안되고 협약이 체결됐다. 평가 협상도 이장들과 논의 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내수‧북이면주민협의체가 해산 된 것에 대해서도 양쪽은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유민채 북이면주민협의체 사무국장은 “지난 5월 열린 내수‧북이 이장단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욕설을 하는 등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신을 이장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일부 이장단들이 북이면 주민 협의체를 해산하라고 협박하다 안되니까 현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해임시켰다”며 “이것이 이장단들이 할 행동이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천수 북이면 이장단협의회 대표는 “북이면 주민협의체는 이장단에서 구성한 것이다. 지난 해 젊은 친구들이 하겠다고 해서 이장단에서 맡겨 봤다”며 “그런데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두 사람이 일방적으로 운영을 하며 소통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이면을 잘 아우러서 해야되는데 사조직처럼 운영해 이장단들이 호응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 18일 이장단회의에서 해임찬성 37표 반대7표, 무효 3표로 해임하기로 했다. 앞으로 재구성된 북이면주민협의체가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북이면사무소에서 진행된 ‘폐기물 소각장 저지를 위한 주민토론회 및 북이면 주민협의체 활동보고회’ 자리는 시작부터 북이면 이장단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협상권 놓고도 갈등

 

김천수 북이면 이장단협의회 대표는 18일 새롭게 구성된 북이면주민협의체가 조만간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주 부터는 “진주산업 면허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청주시에 항소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주민 이익을 위해 열심히 활동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들어설 D 소각장 문제에 대해서도 “개인 단체가 아닌 북이면 이장단하고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이면주민협의체는 지난 1일 D소각장 주최로 열린 주민설명회 자리에 참석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D업체를 상대로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북이면 이장단협의회가 협상의 당사자는 자신들이라고 밝히면서 협상권 문제로 주민 내부간 다툼이 일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사실상 소각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상대방인 D소각장을 앞에두고 적전분열 양상을 띨 전망이다.

한편 D건설은 북이면에 1일 91.2톤을 처리할수 있는 소각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북이면은 현재 544톤에서 635톤의 폐기물이 소각처리 된다.

가뜩이나 소각장 밀집으로 인해 주민피해 목소리가 큰 가운데 주민들의 내부 갈등까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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