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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청년의 눈>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청년들의 노동을 헐값에 사는 그곳, 블랙기업

2015. 04. 09 by 충북인뉴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방송작가 유병재씨가 SNS에 올린 글 중 하나이다. 일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못하는 청년들의 상황과, 그들의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주들을 감안해볼 때 유병재씨가 한 말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 연예인 매니저일을 하고 있는 유병재가 꼬마 어린이애게 비정규직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있다. ⓒSNL 코리아

일본에서 건너온 표현인 ‘블랙기업’은 청년노동자들에게 비합리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청년들의 불안정한 지위를 이용한 ‘정규직 희망고문’, ‘인턴·실습의 무제한적 남용’, ‘교육없는 열정페이’, ‘일상적 착취와 비합리적 노동조건’, ‘무분별한 폭행과 폭력’ 등 이 외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다. 블랙기업들은 청년 노동자들을 속이기도 하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가진 이유를 만들거나(열정페이와 같은 방식일 수도 있다) 청년들의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는 주지 않는다.

기자가 입수한 자료에 등장한 피해자D(공연기획자)의 사례는 이렇다. “처음에는 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3개월 뒤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해준다는 말을 믿고 일을 시작했다. 한 달 반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일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허드렛일만 시켰다. 내가 맡게 된 일을 끝까지 처리하려고 하는데 도중에 다른 직원(정직원)이 와서 막은 뒤 내 일을 가져갔다. 이 일이 반복되다가 결국 3개월 뒤 정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고 했다. D가 일한 회사에서는 D뿐만 아니라 수많은 청년들이 D와 같은 방식으로 노동력 착취를 당했다. D가 일한 회사에서는 허드렛일만 시킬 목적으로 청년들을 지속해서 뽑은 것이었다.

리서치 회사에서 일하는 E 또한 회사로부터 대가 없는 착취를 계속해서 받아왔다. E는 “프로젝트가 많을 때는 2주 전부터 보통 10시 넘어서 퇴근했고,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갈때도 많았다. 입사하고 처음 3주는 거의 매번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도 따로 없었고 택시비도 주지 않았다. 리서치 업무에 대한 교육도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받은 것이 다인데, 회사내에서 따로 교육같은 건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D와 E 같은 일을 당한 청년들은 적지 않다. 청년유니온에서 내놓은 ‘청년의 노동경험에 근거한 한국형 블랙기업 지표개발 연구보고서’(블랙기업 보고서)에 의하면 접수된 63건 중 장시간 노동(69.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연장수당 미지급(36.5%), 임금 체불(31.7%), 폭언(23.8%) 등이 뒤따랐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곳이 일명 ‘블랙기업’이라는 곳이고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착취에 대하여 지각을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청년유니온 정준영 정책국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참지 말고 드러내라’는 게 조언이다. 또한 “시민단체로부터 노동상담을 받아보라는 것 또한 권했다. 임금체불 등 법령 내부의 문제라면 행정적 절차를 밟을 수 있고, 외부의 문제라면 사회에 알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청년들과 현재 노동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 또한 ‘젊어서 고생은 사서한다’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블랙기업들에 의한 청년노동자들의 착취를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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