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사거리~청남대 10㎞ 구간, 차량 이동 2~3시간 걸려
28일~29일 가을축제 인파 몰렸지만 교통통제 전무
수만명도 아니고 1만3000여명, 차량 3000대에 올스톱
차량통제 등 무대책이 만들어낸 교통혼잡 인재(人災) 지적도

29일, 가을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충북 청주시 청남대에 차량 3000여대가 몰리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29일, 가을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충북 청주시 청남대에 차량 3000여대가 몰리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28일과 29일, 가을축제가 진행중인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1만여명의 시민이 방문하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문의사거리에서 청남대까지 9km 구간은 평소 15분 정도 걸렸지만 이틀 동안 2~3시간 정도 소요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김남균 기자)
28일과 29일, 가을축제가 진행중인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1만여명의 시민이 방문하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문의사거리에서 청남대까지 9km 구간은 평소 15분 정도 걸렸지만 이틀 동안 2~3시간 정도 소요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김남균 기자)

 

주말을 맞아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청남대를 찾았던 시민들이 최악의 교통정체에 분통을 터뜨렸다.

평소 15분이면 충분히 도달했던 문의사거리에서 청남대까지 구간을 이동하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편도 1차선 구간이어서 회차도 힘들었다.

이 구간엔 휴게소도 없어, 일부 시민들은 도로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했다.

10㎞ 구간에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도, 혼잡을 알려주는 안내 문자도 없었다. 3시간 정도 차량에 갇힌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지만, 청남대 관계자는 SNS에 방문객이 많다며 자랑하기에 바빴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154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았던 29일, 충북 청주시 문의면에소 소재한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시민들이 대거 몰렸다.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청남대 가는 길은 입구부터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29일 본보 취재진이 청남대로부터 9㎞ 정도 떨어진 문의사거리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2시 40분.

청남대로 진입하려 좌회전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이미 늘어서 있었다. 신호를 받아도 진입을 할수 없을 정도로 청남대방향으로 가는 차량은 제자리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문의사거리를 지난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2시 40분, 도착한 곳은 겨우 청남대 입구 3㎞ 지점이었다. 오후 3시 50분이 되어서야 청남대 입구까지 도착했다. 평소 15분 정도 걸리던 거리임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걸린 셈이다.

편도1차선 외길, 예상됐는데...

문의사거리에서 청남대까지 가는 10㎞ 구간은 편도 1차선 외길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이서 음식을 제구하는 식당도 전혀 없다. 3군데 정도 과자나 컵라면을 파는 매점 정도만 있다.

이 구간에는 공중화장실도 전혀없다.

3시간 가량 차량에 갇히다 시피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생리현상을 참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도로변 숲을 찾았다.

29일 문의사거리 청남대 진입부 근처부터 교통정체가 발생해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김남균 기자)
29일 문의사거리 청남대 진입부 근처부터 교통정체가 발생해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김남균 기자)

 

교통혼잡을 안내하는 문자도 전혀 없었다. 심지어 교통 상황을 정리하는 경찰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이미 예견됐다. 28일(토)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오후에는 같은 구간을 이동하는데 2~3시간이 소요됐다. 많은 시민들이 SNS에 교통혼잡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며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한 시민은 SNS에 “28일 문의~청남대 간 2시간 30분이 걸렸다. 거의 교통참사 수준”이라며 “외길이라 승용차 통행 제한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글에 대해 김종기 청남대관리소장은 “입구부터 소요시간(2시간) 안내, 회차 안내해도 그냥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예전처럼 주차예약제 하여 예약차량 외는 돌려보내고, 셔틀버스만 운행하면 편하겠지만, 그건 너무 편의주의적 생각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늘(29일)에는 경찰에 협조해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확인한 결과 경찰은 오후 3시 30분 정도가 되어서야 청남대 진입 7㎞지점인 문의면 괴곡 3거리에서 진입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수만명도 아니고 1만3000여명, 차량 3000대에 올스톱

도로여건상 무제한 승용차 진입 허용한 것이 무리수

원래부터 승용차량이 청남대로 진입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처럼 승용차량이 청남대에 제재없이 진입할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부터다.

충청북도는 기존에 사전예약한 차량에 한해서 청남대 내부 진입을 허용했다. 나머지는 문의면에서 청남대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김영환 지사는 전국의 관광지중 사전차량예약제를 운영하는 곳은 없다며, 청남대에 주차장을 확대하고 사전차량 예약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사전예약을 하지 않아도 승용차량이 청남대에 자유롭게 진출할수 있었다.

충청북도는 올해 5월부터 방문전 차량 예약을 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승용차량이 출입할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변경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충청북도는 올해 5월부터 방문전 차량 예약을 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승용차량이 출입할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변경했다. (사진=김남균 기자)

 

하지만 이는 도로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문의에서 청남대로 가는 도로는 편도 1차선으로, 그 구간이 10㎞에 달한다”며 “주차장이 많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소화 할 수 있는 교통량이 애시당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남대 도로 여건을 감안하면 하루 2000~3000대의 차량만 몰리더라도 정체가 일어 날 수밖에 없다”며 “상수원 보호구역인 청남대에 주차장을 확대하는 것도 수도법상 불가능하다. 승용차량을 제한없이 통과시키는 것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박 국장의 지적처럼 대규모 교통대란이 발생한 28일, 청남대에 몰린 인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김종기 청남대관리소장에 따르면 28일 청남대를 방문한 시민은 1만3000여명, 차량 진입대수는 3000대 정도에 불과했다.

“이태원‧오송참사 생각하면 안전 중심 정책 펴야”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영환 지사와 충북도가 시행한 ‘챠량 사전예약제’ 폐지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청남대는 그동안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도로여건상 많은 차량이 몰릴 경우 극단적인 교통 혼잡이 나타난 곳”이라며 “승용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차량 사전예약제’는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문의면 지역 상가 주민들과 청남대관광으로 나타난 경제적 효과를 공유하는 효과를 일으키는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사전예약제라는 잘되고 있는 제도가 어느 날 없어졌다”며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모습이 더 많다는 지적을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주변에서 교통이 혼잡해 청남대에 오히려 못가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이라는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청남대에서 심정지로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 교통이 혼잡에 구급차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며 “참여연대를 찾는 민원인 중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찾아오시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오늘은 이태원 참사 1주기이다. 안전에 대한 문제가 더 강조되는 날”이라며 “도지사가 청남대에 사람 많이 오는 것만 좋아하고, 도민 안전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문나면 누가 찾겠나?”라며 “근시안적인 정책 때문에 청남대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수도 있다.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는 기존 600대 정도 주차할수 있는 청남대 주차장을 올해 1200여면으로 확대했다며 승용차량이 사전예약 없이도 방문할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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