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음성교육지원청 주최 체육대회 폐회식서 발언
“제 정신인가?…의도 알지만, 매우 부적절” 비판

음성교육지원청은 지난 9일 ‘미래를 여는 다올찬 음성교육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독자 제공)
음성교육지원청은 지난 9일 ‘미래를 여는 다올찬 음성교육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독자 제공)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예비 살인자’ 발언에 이어 또다시 황당한 말실수를 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최근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상이라는 단어를 사용, 일각에서는 충북교육 수장으로서 ‘제 정신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음성교육지원청은 지난 9일 ‘미래를 여는 다올찬 음성교육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도교육청 지원으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음성군수를 비롯해 지자체 직원, 음성교육지원청 직원, 각 학교의 교장·교감, 일부 교사, 학운위원,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일부에서는 이 시국에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체육대회가 열린 9일은 청주 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선택을 한 다음날로, 충북교육계가 침통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음성교육지원청은 체육대회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윤 교육감의 폐회식 발언이다.

체육대회에 참석한 A씨는 “윤 교육감의 인사말은 체육대회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있었다. 체육대회는 실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웅성웅성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분명히 호상이라는 단어를 들었고, 순간적으로 너무 놀랐다.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에게 당시 윤 교육감으로부터 들은 말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여러분들의 흥겨운 분위기…(중략)…요즘 선생님들 문제로 분위기도 좋지 않고…(중략)…상가 집도 호상이면 웃음꽃이 피듯이…(중략)…여러분들도 오늘 시름 놓으시고 웃는 하루되시라”라고 전했다.

체육대회에 참가한 B씨도 “힘들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사실 교육감의 인사말을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상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들었다. 교육감 본인도 순간 실수했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서둘러 인사말을 마무리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B씨는 이어 “물론 윤 교육감의 의도는 힘든 시기지만 오늘만큼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정말 이상하다”며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비살인자 발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걸러지지 않은 말들이 나오는 느낌이다. 한번 실수를 했으면 체크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지난 8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생님들이 더 이상 홀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이 무기력감과 좌절이 아닌 보람과 긍지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늘 선생님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충북교육청 제공)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지난 8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생님들이 더 이상 홀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이 무기력감과 좌절이 아닌 보람과 긍지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늘 선생님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충북교육청 제공)

 

한편 이에 대해 윤 교육감은 “그때 상황을 표현한 것이 아니고 아주 일반적인 표현을 한 것이다. 의도는 빨리 이 상황을 전환시켰으면 하는 차원의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날 참석한 것도 선생님들께 힘이 되고 우리가 잘해보자는 뜻이었다. 국면전환이 필요할 텐데 (그 역할을)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윤 교육감은 재차 전화를 걸어와, “지금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상황을 말한 것이지 지금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다.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으면… 증거가 있으면 증거를 확인해보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그때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니다.……그 단어가 뒤의 맥락과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그 분들이 잘못 들은 것이다. 근거를 내놓으시면 저도 판단을 해보겠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