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도의원 “7월14일 지사가 만난 사람은 부동산개발업자, 비선의심 인물도 동석”
김 지사 “부동산개발업자 아닌 전문가…자문받는게 뭐가 문제?”
이해충돌 논란…박 의원 “이날 만남은 영업하는 자리…비공개 개발정보 유출”

14명이 사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14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식당에서 만난 인물은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2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4명이 사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14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식당에서 만난 인물은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2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4명이 사망한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14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식당에서 만난 인물은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2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도 지난 선거에서 선거를 돕는 등 김 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1명이 자리에 동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6일 도정 질문에 나선 박진희(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지난 7월 14일 김영환 지사가 서울에서 만난 인물을 지목하고 실명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먼저 “지사께서 서울 만찬에서 만난 사람은 이미 언론에서 공개된 바 있는 인테리어 전문업체 A사 대표와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었던 부동산 개발업체 B사 대표”라며 실명을 공개했다.

이어 “특이한 것은 B사는 A사의 자회사로 이 두 업체는 매우 연관성이 크다”며 “2021년 6월 기준, A사 대표와 B사 대표는 B사의 최대 주주”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회사는 부동산 개발업체로 대형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가 주요 거래처”라며 “충청북도 또한 이들의 주요 거래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가 보기에 이들에게 도지사를 만나는 일은 영업상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김영환지사) VS부동산(개발)업자(박진희 도의원)” 설전

부동산 개발업자라는 지적에 김영환 지사는 이들은 도정 자문을 받기에 적합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들은) 굴지의 전문가 집단이다. 두분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A사는 인천검안플라시아복합 개발센터에 1조4000억, 서울 마곡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에 3조4000억,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에 4조3000억원을 개발한 업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청주시에 있는) 종축장에 뭐를 짓는 지, 밀레니엄 타운에 뭐를 짓는지 (충북공무원) 연수원에, 뭐를 짓는지 이런 것을 (자문받으며) 검토하려고 간 것”이라며 “뭐가 잘못됐나?”라고 반문했다.

 

(팩트체크) 등기부등본‧감사보고사 통해 살펴본 A‧B사 실체

금융감독원이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한 A사의 2022년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과 건물 리모델링을 주업으로 하는 전문건설업체로서 1995년 7월 1일에 설립됐다. 자본금은 17억2000만원이다.

등기부등본에 신고한 사업영역은 인터리어 설계 및 시공외에도 부동산임대, 개발 및 컨설팅, 택지조성산업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시각디자인, 전시문화컨텐츠, 전시용 영상제작업등 무려 43개 항목을 신고했다.

A사의 등기부등본에 부동산 임대 및 개발이 포함된 만큼 부동산개발업체라는 박진희 도의원의 주장은 사실에 부합해 보인다.

 

B사의 경우 2022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7월 24일 설립되어 국내외 부동산 개발 및 관련 용역업, 부동산 매매, 공급 및 임대업, 부동산 시설관리 용역업, 부동산컨설팅, 분양대행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B사는 경기도 부천시가 2019년 민간업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사업 공모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부천시 소유 시유지 38만2742㎡를 민간에게 매각하여 개발하는 방식이다.

또 인천도시공사가 진행한 ‘인천 검단 신도시 넥스트콤플렉스 복합 개발사업’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진행한 ‘서울 마곡 MICE 복합단지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지자체와 지자체가 설립한 공사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B사의 경우) 지자체가 주요거래처”라는 박 의원의 주장도 사실에 부합한다.

 

김영환 지사의 경우 B사가 3~4조원 대의 초대형 개발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선 해석의 여지가 있다.

해당 개발사업의 총 사업비는 김 지사가 밝힌 금액이지만 A‧B사가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롯데건설 등 국내 대기업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단독으로 수행한 것은 아니다.

 

지사와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무엇을 논의했나?

김 지사의 답변에 따르면 지사와 개발업체 대표는 하계유니버시아드 체조 경기장 설립 문제를 논의했다. 김 지사는 “체조경기장 설립 장소를 놓고 청주시와 이견이 있었다. (자신은) 오송(역)인근에, 청주시는 흥덕구에 소재한 시유지를 추천했다”며 “체조경기장 용도이외에 아레나 등 K팝 공연등이 가능한 복합시설로 해야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하는 생각이었고, 이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충북공무원연수원 부지활용방안, 청주시에 소재한 종축장과 밀레니엄 타운 개발 문제도 논의했다.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7월 28일 충북도청이 작성한 간담회 보고 문서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7월 28일 충북도청이 작성한 간담회 보고 문서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7월 28일 김영환 지사와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만찬회 결과 보고 문서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7월 28일 김영환 지사와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만찬회 결과 보고 문서

 

김 지사의 발언 뿐만 아니라, 이같은 내용은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충북도청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지사와 이들 업체 대표는 7월 14일 뿐만 아니라 7월28일에도 만찬을 하며 만났다.

박 의원이 공개한 <지사님, 민간 전문가 만찬간담회 주요 내용 보고> 제목의 문서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자치연수원, 청남대, 종축시험장 개발방안 등을 협의했다.

또 △속리산 법주사 인근 한옥마을 프로젝트 △청남대 초소를 활용한 갤러리 조성방안 문제를 논의했다.

 

박진희 도의원 “(개발업자에) 비공개정보 공개, 이것 자체가 특혜”

박 의원은 김 지사에게 “도지사는 이들에게 속리산 법주사 인근에 한옥마을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검토하라고 얘기했다. 또 청남대 초소를 활용한 갤러리 조성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지사님, 지자체 개발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개발업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주는 것 자체가 특혜로 보여질 여지가 충분할거 같다”고 물었다.

이어 “법주사 한옥 마을 개발이나 청남대 초소 갤러리 활용 등의 계획은 최근 발표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비전 및 추진전략 등에도 포함되지 않은 비공개 정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여기에서 비공개 정보란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정보로서 개발 사업의 계약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공개하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환 지사는 “특혜라는 지적에 동의할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박진희 도의원은 “7월 14일과 28일 만찬자리에 과거 김영환 지사의 보좌관을 역임한 C씨가 동석했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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