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시작된 18일, 김영환 지사 주관 14일 점검 회의록 허위 작성
하지도 않은 11개 시‧군 국지망 영상회의 한 것처럼 거짓 기재
경찰 수사본부 꾸려진 17일 이후에는 ‘경찰조사 동향보고’ 문건도 만들어
김 지사 발언도 가짜로 기재…윤홍창 대변인 “담당 실과에 알아보라”

충북도가 지난 18일 작성환 '호우대처 상황 긴급점검회의 결과보고(7.14)' 문건 표지(문건제공=박진희 충북도의원)
충북도가 지난 18일 작성환 '호우대처 상황 긴급점검회의 결과보고(7.14)' 문건 표지(문건제공=박진희 충북도의원)
박진희(오른쪽) 충북도의원은 충북도가 지난 18일 작성한 '호우대처 상황 긴급회의 결과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회의록 문건에는 11개 시군이 참여해 회의를 참여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또 도지사의 발언도 도가 공개한 회의음성 녹취로가 달라 거짓으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진희(오른쪽) 충북도의원은 충북도가 지난 18일 작성한 '호우대처 상황 긴급회의 결과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회의록 문건에는 11개 시군이 참여해 회의를 참여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또 도지사의 발언도 도가 공개한 회의음성 녹취로가 달라 거짓으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18일 충북도가 허위 내용을 담은 ‘거짓 회의록’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록 작성 시점은 검찰과 경찰이 대구모 수사팀을 꾸리고 수사가 시작된 상황.

충북도가 수사를 대비하기위해 가짜 문서를 작성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1일 박진희(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충북도가 지난 18일 작성한 <호우 대처 상황 긴급 점검회의 결과 보고(7.14)>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지난 14일 저녁 11시에 김영환 도지사 주재로 충북재난 종합상활실에서 긴급점검회의를 진행했다고 돼있다.

회의 참석자는 총 38명으로 충북도내 11개 시‧군 관계자 및 23개 부서 38명이 참석한 것으로 돼있다.

취재 결과 회의록 기재 내용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국지망 영상회의’를 통해 11개 시‧군 관계자가 참여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청주시 등 충북도내 세 곳의 기초자치단체에 확인한 결과 이날 회의에 관해 연락도 받은 곳도 없고 회의에 참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참석자가 38명이라고 했지만 이도 거짓이다. 충북도가 해당 문서에 첨부한 회의사진에 등장하는 인원은 20명 안팎이다.

충북도가 작성한 긴급 점검회의 결과보고 문건 (제공 = 박진희 충북도의원)
충북도가 작성한 긴급 점검회의 결과보고 문건 (제공 = 박진희 충북도의원)

 

없는 말까지 지어냈다.

문서에 기재된 김영환 도지사의 발언내용도 거짓으로 작성됐다.

문서 중 ‘도지사님 말씀 사항’에는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비장한 각오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임. 최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긴장을 높여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바람”이라 돼 있다.

또 “댐 방류가 증가하고, 하원의 수위가 매우 높아진 상황으로 전체적인 물관리에 대해 통합적 시각으로 유심히 모니터링 하고 관리하여 선제적 주민 대피, 통제 실시”라고 돼있다.

하지만 31일 충북도가 공개한 3분 정도의 김영환 지사의 음성 녹취록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

경찰 조사 동향보고 문건 작성하더니 가짜 회의록 작성까지

충북도 조직적 은폐 시도했나? 의구심

충북도가 거짓 회의록을 뒤늦게 작성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경찰이 오송궁평2지하차도 수사본부를 구성한 17일부터 조사 상황에 대해 동향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지난 17일 충북도 오송119안전센터는 ‘미호천 범람 관련 경찰 조사 동향보고(옥산)’ 이란 제목의 문건을 시작으로 이후 두건의 경찰 조사 동향보고 문건을 만들었다.

충북도과 작성한 오송참사 관련 경찰조사 동향보고 문건(출처=정보공개포털)
충북도과 작성한 오송참사 관련 경찰조사 동향보고 문건(출처=정보공개포털)

동향보고 문건이 작성된 17일은 충북지방경찰청이 68명 규모로 수사전담본부를 구성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이번에 공개된 ‘7월 14일 호우 대처 상황 긴급점검회의 결과보고’ 문건이 작성된 시점도 의문이다. 충북도가 생산한 문서를 찾아본 결과, 회의결과 보고 문건은 통상 하루 정도 이내에 작성됐다.

하지만 이 문건은 4일이 지난 뒤 부랴부랴 작성됐다.

회의록을 공개한 박진희 도의원은 “누구의 지시로 참사가 일어난 지 4일 후에 이 공문서를 만들었으며 제작 의도와 용도는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이 공문서가 사실과 다르다면 그것은 ’공문서 위조‘라는데 동의하십니까? 이것이 공문서 위조라면, 공문서 위조의 목적은 무엇입니까?”라며 도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홍창 충북도대변인은 “회의록 내용이 허위의 내용을 담았는지, 수사가 시작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 졌는지 등 이런 질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해당 부서에 확인하라”고 말했다.

한편 회의록을 작성한 충북도 자연재난과 관계자에게 계속해서 통화를 시도했지만 “자리에 없다”, “출장 중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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