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주 조합장, 1988년 이후 무려 36년간 조합장 맡아
민주노총 노조, “사적·부인 일에 노동자 노예처럼 부렸다”
홍 조합장, “전혀 사실 아냐…조합장이 그 정도도 못하나?”

제천 봉양농협 노동조합은 22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함께 민주노조 사수를 주장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봉양농협 노조 제공)
제천 봉양농협 노동조합은 22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함께 민주노조 사수를 주장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봉양농협 노조 제공)
봉양농협 노조 제공.
봉양농협 노조 제공.

무려 36년 동안 조합장을 하고 있는 홍성주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이 갑질과 부당해고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 조합장은 농협 노동자들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고, 홍 조합장의 부인 또한 농협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안하무인 행태를 벌이고 있다는 것. 노동자들은 특히 지난해 10월 출범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을 탄압, 노조원 1명을 해고시켰다며 해고자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22일 오후 봉양농협 본점 앞에서 봉양농협 노동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열고, 홍성주 조합장의 갑질 행태를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사랑의연탄은행 제천시지부 위원장인 홍 조합장은 매년 주관하는 바자회에 농협직원들을 ‘동원’시켜 일을 시켰다. 또 서울 출장 시 직원에게 운전을 시켰으며, 조합장 개인 농지에 퇴비를 뿌리라는 지시도 했다.

봉양읍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봉양박달 콩축제’ 진행과 준비도 농협 직원들에게 시켰다고 직원들은 지적했다. 현재 콩축제 추진위원장은 홍성주 조합장의 부인이다.

농협 직원 A씨는 “농협직원들을 동원시켜 축제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수당이 전혀 없다가 지난해부터 5~6만 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주말에 나와서 근무를 하면 인건비의 1.83배인데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돈이 문제가 아니다. 직원들에게 마음대로 일을 지시한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봉양농협 내에 노조가 결성된 결정적인 계기는 조합장 부인의 갑질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즈음, 조합장 부인은 농협 직원에게 ‘야! 이XX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조합장한테 얘기해서 다 잘라버린다’는 막말을 했다는 것. 막말을 들은 직원은 ‘모욕을 당하면서 일할 수 없다’며 곧바로 퇴사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농협 인사권자도, 직원도 아닌 조합장 부인이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1년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있는 직원 B씨가 계약해지, 사실상 해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B씨가 계약해지된 것은 누가 봐도 노조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무기계약직 전환을 해주지 않고 계약해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인이 퇴사를 하지 않는 이상 1년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안 된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없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홍성주 조합장은 봉양에서 37년 동안이나 조합장을 했다. 봉양에서는 사실상 대통령이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조합장의 진심어린 사과다”라고 밝혔다.

농협 직원 11명은 지난해 10월 경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를 결성했다. 이들은 홍성주 조합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홍성주 조합장, “계약 해지는 결격사유 때문”

노동자들이 조합장과 부인에 의한 갑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홍성주 조합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우선 연탄은행 업무를 직원에게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홍 조합장은 “내가 제천시 연탄은행 위원장이고 징검다리 위원장이다. 조합원 중에 한 명이 연탄이 남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농협 직원 1명에게 1시간동안 연탄을 날라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라며 “이게 갑질이냐”라고 반박했다.

또 ‘봉양박달 콩축제’에 농협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콩축제는 봉양읍이 주관하고 봉양농협이 후원하는 행사다. 사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농협 직원 10명이 나가서 농민들 물건도 팔아주고 이익금을 농민들에게 돌려줬다. 개인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서울 출장시 운전을 시키는 등 개인적인 업무에 농협 직원들을 동원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홍 조합장은 “일 년에 몇 번 서울에 1박2일 출장 갈 때 직원과 함께 갔다. 그 직원에게는 출장비를 다 줬다. 조합장이 그런 것도 못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농지에 퇴비를 뿌리라는 지시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퇴비를 날라달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아 사실상 해고당한 B씨에 대해서는 “인사위원 만장일치로 B씨를 계약해지 했다. 평점이 80점이 안되고 특히 결격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조합장이 지적하는 ‘결격사유’란, 고객들에게 사은품을 주기위해 마트 물품을 결재했는데 B씨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포인트를 임의대로 홍성주 조합장에게 올렸다는 것이다. 홍 조합장은 “주인이 없는 포인트를 내 이름으로 올린 것은 나를 모함하려고 한 것이다. 이후에 사과한마디 없다”며 “그런 직원과는 재계약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인의 막말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내가 모르는 일이다. 욕한 것도 없고 평소에 잔소리를 한 적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홍 조합장은 지난 1988년 전국 최연소(당시 35세) 조합장에 당선된 뒤 지난 8일 치러진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까지 무려 36년 동안 조합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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