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일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경부장관에 보내는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글에서 “청남대의 과도한 규제는 헌법정신에 위반됩니다”라며 “청남대에서 커피 한잔, 라면 한 그릇만 먹게 해주십시요”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가 언급한 청남대는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조성된 대통령 휴양시설이다. 이후 김대중 정권 시설까지 대통령 휴양시설로 이용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청남대를 충북도에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를 계기로 일반 시민들도 자유로이 청남대를 관람할수 있게 됐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언급처럼 청남대에선 라면 한 그릇도 끓여 먹을 수 없는 곳이다.

청남대가 위치한 대청호는 500만 충청권 주민들의 상수원이다.

대청호 상수원 보호구역은 1980년 대청댐이 만어질 당시 지정됐다.  충북 101㎢, 대전 78㎢에 걸쳐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에선 ‘행락, 야영, 야외 취사 행위’ 모두 금지된다.

김영환 지사는 선거당시 레이크르네상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청남대를 비롯해 충북의 호수자원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 한다.

“청남대에서 라면 한그릇 만이라도 먹게 해달라”는 김 지사의 발언은 대청호에 대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맥락에서 나왔다.

대청호에 대한 규제완화 목소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발언이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청남대 개발과 대청호 규제 완화는 대청호 주변 수많은 개발 기대 수요를 자극해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대청호 식수원을 보호해야 할 자치단체장이 수익을 위해 규제 완화와 개발에 앞장서면 대청호 난개발을 막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라면 한그릇 먹으려다 500만 충청권 주민들의 상수원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라면은 물론 바비큐까지 가능하다고?

충북 청주시 문의면에 위치한 청남대와 직선거리 1.2㎞ 남짓 떨어진 대청호로하스 캠피장.

대전광역시 대덕구청(구청장 최충규)이 만든 곳으로 민간단체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캠핑장은 대전광역시 대덕구 미호동 472-2번지 일원에 위치했다. 면적은 3만7678㎡로 오토캠핑장 40면과 글램핑 10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대시설로 물놀이장과 풋살장, 야외바비큐장과 매점, 설거지가 가능한 계수대 등을 갖추고 있다.

대청호로하스캠핑장 운영진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청호로하스캠핑장은 대청호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주변에 다른 시설들이 전혀 없는 조용하고 깨끗한 장소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다.

헉! 상수원보호구역 캠핑장이라고?

대청호로하스캠핑장이 밝힌 대로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환경공간정보시스템을 통해 서도 이 사실은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금강유역환경청과 대덕구청 관계자 모두 캠핑장이 위치한 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맞다고 인정했다.

라면하나 끓여 먹을 수 없다는 상수원보호구역에 바비큐장까지 갖춘 캠핑장이 들어서는 것은 가능할까?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에 들어 올 수 없는 시설이다”며 “인허가사항은 자치단체 소관이다. 인허가 기관인 대덕구청에 확인해 봐야겠지만 일반적으론 들어 올 수 없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청 상수도관리과 관계자는 “절대로 들어 올 수 없는 시설”이라며 “법률이 바뀌지 않는 한 캠핑장이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캠핑장 소유자인 대덕구청 관계자는 “원래는 야영을 못하게 돼있다”며 “2014년 경 수자원공사가 ‘대청댐 보조여수로공사’를 마치고 댐건설사업 부대시설로 조성해 우리구청에 무상으로 기부한 곳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구역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면서도 “2014년 당시 어떻게 이런 시설이 지어졌는지 확인해 봐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로라면 대덕구청이 운영하는 대청호로하스캠핑장은 상수원보호구역내에서 설치된 불법 시설물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