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휴일 평일로 변경한다는 청주시 발표에 노동자 반발
이범석 시장 결정은 윤 대통령에 잘 보이기 위한 아첨?
839명 의견서 청주시에 전달…“어떤 투쟁도 불사할 것”

청주시장 마트노동자들이 대형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한다는 이범석 청주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주시장 마트노동자들이 대형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한다는 이범석 청주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23일 이범석 청주시장이 청주지역 대형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한다고 전격 발표한 가운데 마트 노동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마트노동자들은 2일 청주시청 임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범석 시장은 우리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우리도 한 달에 두 번은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범석 시장의 이와 같은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아첨이고, ‘홍준표 대구시장 따라 하기’라고 비판했다.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준대규모 점포)는 2012~2013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한 달에 두 번(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문을 닫았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였고, 지난 10여 년간 이 제도는 정착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규제개혁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제안했고 홍준표 시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 대구시상인연합회 등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추진 협약식’을 맺고 전국 광역단체 중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구참여연대와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 1월 홍준표 시장을 강요죄 혐의 등으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주지역 마트노동자들은 “지난해 윤석열이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다 마트노동자 투쟁에 의해 좌절되자 홍준표 대구시장을 앞장 세워 변칙적으로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밀어붙였고 이범석 시장 또한 윤석열에 잘 보이기 위한 아첨”이라고 일갈했다.

또 “2000~3000명에 이르는 마트노동자들은 건강권과 휴식권을 위협받고 고강노 노동에 시달려야 하며 사실상 의무휴업을 폐지해 24시간 365일 영업을 했던 1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발표한 ‘유통물류서비스업 야간노동 실태와 노동자 건강영향 연구’에 따르면 일요일 근무를 월 2회 넘게 일을 하는 노동자는 일요일 근무 2회 이하인 노동자에 비해 노동 강도가 높았고 일·가정 균형에 저해가 됐다. 우울증상 및 미충족 의료(병원에 가야 하는데 가지 못했던 경험) 또한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일주 마트노조세종충청본부장은 “현재 마트노동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일요일만 쉰다. 마트노동자들의 소중한 휴식권 마저 뺏어가려는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자체마다 평일 휴업을 강행하고 그 다음에는 24시간 영업을 해주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마트 자본의 이익만을 위한 청주시장이라면 이범석 시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마트노조세종충청본부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과 관련, 마트노동자 839명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이날 청주시에 전달했다.
마트노조세종충청본부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과 관련, 마트노동자 839명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이날 청주시에 전달했다.

 

마트노동자들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 내용.
마트노동자들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 내용.

한편 마트노조세종충청본부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과 관련, 마트노동자 839명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이날 청주시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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