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전체공무원 대상 땅 투기 조사 실효성 논란 예상
1차 조사결과, 323명 중 2개 산단 토지 거래한 사람은 ‘0’명
충북참여연대, “청주시는 의지 가지고 제대로 조사하라”

 

청주시가 땅 투기 여부 조사대상자를 기존 323명에서 전체공무원(3700여명)으로 확대하고, 조사 지역도 2개 산단에서 10개 산단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청주시 조사는 공무원 본인에만 국한된 것으로 투기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청주시는 지난달 12일 2012년부터 도시교통국에서 근무한 공무원 323명을 대상으로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땅 투기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조사대상자와 지역을 확대하라는 여론이 일자, 지난달 말 ‘조사확대’를 결정했다.

청주시가 앞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대상자는 3700여명으로 본청과 시의회 사무국, 4개 구청과 직속 기관, 사업소 직원 등이다. 도시교통국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은 2012년부터, 나머지는 2014년 7월(청주·청원 통합 시점)부터 10개 산업단지 토지거래 정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조사에서도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조사는 빠져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청주시 감사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교통국에 근무했던 323명 중 테크노폴리스와 오창테크노폴리스 산단 내 토지를 거래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청주시 감사관의 한 관계자는 “투기는 물론 토지거래를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2차 조사대상자도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전했다.

물론 감사관 조사 결과대로 정말 323명 모두 산업단지 내 토지 거래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청주시 공무원의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11일 정부합동조사단이 LH직원 투기의혹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있었던 또한 당시 조사가 가족 및 차명거래에 대해서는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어떤 공무원이 자기 이름으로 투기를 했겠냐’는 지적이 있었다.

유영경 청주시의원을 비롯해 충북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부동산 투기 조사와 관련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포함해 모든 시 공무원과 의원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충북참여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본인만 조사한다는 것은 조사를 안하는 것과 같다. 투기를 실명으로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청주시는 의지를 가지고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 감사관에서는 현재 조사대상자로부터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를 제출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는 4월 중순까지 받을 예정이고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되면 동의서가 들어온 것부터 우선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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