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백제유물전시관 좋아질까요?…‘아니오’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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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백제유물전시관 좋아질까요?…‘아니오’에 한표
  • 최현주 기자
  • 승인 2020.01.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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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직영됐다지만 공간, 인력, 예산 모두 ‘미달’
“신봉동 유적 바라보는 시각 좀 더 적극적이어야”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이대로 괜찮은가?>

2001년에 문을 연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이하 전시관)11일부터 청주시 직영관리로 전환됐다. 2001~2007년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2008~2019년은 청주문화원이 민간위탁관리하다 올해 처음 청주시 직영관리로 전환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전시관을 두고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됐었다. 건물만 덩그러니 있고 박물관으로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부터 컨텐츠 부족, 18년 동안 변한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청주시의 인색한 지원, 특히 최근 불거진 전시관 직원들의 내홍까지.

청주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연계해 앞으로는 박물관다운 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주시 직영 이후에도 전시관의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청주테크노폴리스(TP) 유적에서 나온 고대청주 마한시대 유물 기획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기획전은 돌연 종료됐고, 15년 동안 전시관에서 근무하던 학예사는 해고됐다. 특히 새로 개편된 전시관 운영조직은 박물관다운 박물관으로 거듭나기에 많이 부족해 보인다. 최근 불거진 전시관 문제를 세 차례에 나눠 싣는다.<편집자 주>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이하 전시관)이 지난 11일부터 박물관다운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청주시 직영관리체제가 됐다지만 전시관은 앞으로도 박물관 기능을 하기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시 직영관리 이후에도 전시관의 핵심요소인 공간, 인력(학예사, 설비담당자), 예산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

청주백제유물전시관 내부 비디오에는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 내부 비디오에는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18년 동안 그대로인 박물관

전시관은 문을 연지 18년 동안 단 한 번도 시설 뿐 아니라 유물이 바뀐 적이 없다. 15년간 전시관에서 근무했던 한영희 학예사는 백제유물전시관은 무덤 그 자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전시관 내부 비디오에는 수개월 째 수리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전시장 내부 3~4곳은 유물이 없는 상태다. 또 하루 방문객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모델링이 계획돼 있지만 올해는 설계비 1억 원만 책정돼 실질적인 리모델링 공사는 2021년 이후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 설계용역 입찰과정을 오는 2~3월에 진행해 설계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설계는 올해 하지만 실질적인 리모델링 공사는 올해 예산이 없기 때문에 내년에나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박물관은 10년에 한번 정도 대수선 기간을 통해 내부 인테리어 및 유물을 대대적으로 교체한다. 하지만 백제유물전시관은 대수선은 고사하고 단 한 번의 유물교체도 없었던 것이다.

 

박물관 운영하기에 학예사 1명은, “불가능

인력도 문제다. 현재 전시관에는 3개월 임시직 준학예사가 근무하고 있다. 한영희 학예사 해고 이후 준학예사가 전시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것.

그렇다보니 당장 1, 2월이 초··고 학생들 방학기간임에도 현재 전시관에서는 교육프로그램이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한영희 학예사가 지난해 기획한 쇠를 다루는 마한사람들전시와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계획했으나 1231일 해고됨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이 중단됐다.

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도 임시직 학예사와 함께 박물관을 운영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고인쇄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기간제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임시적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3개월 임시직한테는 책임이 없다. 오는 관람객들에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 밖에 없다. 3개월이면 나가는 것이니까 지시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유지·운영 관리만 조금 도와주는 형식이고 정식공무원이 근무하면 보조역할을 하다가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영희 학예사와 노무법인 측은 6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영희 학예사와 노무법인 측은 6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4월 이후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까?

4월 이후 전시관에는 라급 35시간 임기제공무원 학예사 한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또한 원활한 전시관 운영을 위해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학예사 업무는 유물보관·관리, 전시기획, 프로그램 진행 등 박물관의 전체적인 운영을 담당하는데 한명이 이 모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이와 관련 전시관 운영을 맡은 고인쇄박물관에서는 고인쇄박물관에서 근무하는 학예사들이 전시관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사업과 이준구 과장은 전시관의 모든 행정업무는 고인쇄박물관에서 담당하고 전시관 학예사가 쉬는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고인쇄 학예사가 당직개념으로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도 한명의 학예사가 근무했었다. 유물을 전시하고 관리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립청주박물관 신영호 관장은 박물관의 학예사는 최소한 두명은 있어야 한다. 전시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한명과, 유물을 관리하는 사람 한명은 있어야 한다. 한사람이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늘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물관 학예사 최소인력은 두명이다라고 강조했다.

 

"야간경비원 필요없는 유물만 전시한다고?"

야간경비원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존의 백제유물전시관에는 두명의 경비원이 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했었다. 그랬던 것이 청주시로 직영관리되면서 청원경찰 한명으로 축소됐다. 청원경찰은 오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고 야간에는 무인경비로 운영된다.

이 또한 부실한 박물관 운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치있는 유물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

전시유물을 대여할 때는 대여해준 곳에서 많은 조건들을 제시한다. ‘국립박물관 소장유물 대여 규칙 제5에는 박물관장은 소장유물을 대여할 때에는 그 유물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24시간 경비원 유무는 유물의 안전과 직결되는 요인이고 전시관에서는 이제 비교적 가치있는유물을 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치가 높은 유물일수록 대여조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준구 과장은 "사실 이러한 분야는 잘 알지 못한다. 전시를 하게 된다면 대여해줄 곳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기획전 한번 하려면 3000만원은 있어야 하는데전시관은 1200만원

기획전 예산 또한 우려되는 점이다. 백제유물전시관의 올해 기획전시 예산은 1200만원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국립박물관 기획전 예산은 억대를 넘어가고, 규모가 작은 박물관의 경우도 30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관의 기획전 예산 12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101일부터 1222일까지 고인쇄박물관에서 열렸던 인쇄문화의 꽃 동아시아 고판화의 아름다움기획전 예산도 6500만원이었다.

이와 관련 고인쇄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시관 기획전 예산은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다 사용하지 못해 청주시의회에서 예산이 깍였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 신영호 관장
국립청주박물관 신영호 관장

 

신봉동은 청주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곳

결론을 말하자면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은 청주시 직영으로 됐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나아질 조짐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립청주박물관 신영호 관장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주에서 신봉동은 정말 중요한 곳입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사적지이고 거기서 출토된 유물이 전시돼 있는 곳이죠. 그 유물들은 청주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유물들로 청주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유물입니다. 관리주체인 청주시는 이 점을 깊이 생각했으면 합니다. 신봉동 유적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선명하게,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전시관이 제대로 박물관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청주시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갈만한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청주시는 신봉동 전시관을 지금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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