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드립니다, 충청북도 업무추진비 1부
충청북도 세금맛집지도 ③ 단양·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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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데이터를 활용한 맛집 지도 서비스 △기초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를 토대로 '의슐랭 가이드'를 선보인 중앙일보(좌) △전국 맛집을 찾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세금 미식회' 기획을 내놓은 한국경제(우)
업무추진비 데이터를 활용한 맛집 지도 서비스 △기초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를 토대로 '의슐랭 가이드'를 선보인 중앙일보(좌) △전국 맛집을 찾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세금 미식회' 기획을 내놓은 한국경제(우)

 

공직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맛집을 알 수 있다? 네, 그렇습니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공직에 있는 자가 공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비용을 말하는데요. 대개 음식점에서 간담회나 회의를 주최할 때 쓰이는 터라 맛집 추적이 가능합니다. 그럼, 우리 동네 맛집은 어딜까?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이 충청북도와 11개 시·군 자치 단체, 의회까지 총 24개 기관의 업무추진비를 분석했습니다. 국장급 이상 공무원을 비롯한 지방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어떤 음식점을 찾아갔을까요.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은 지난 8월에 올 상반기(1~7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9월에 받은 자료를 정리해 <충북인뉴스> 독자 여러분에게 공개합니다. 맛집 지도는 구글(google) 매핑(mapping)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업무추진비에 언급된 음식점 주소지는 국내 포털 사이트에 등재된 장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포털 사이트 주소가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각 기관이 업무추진비 사용 목록에 입력한 상호명과 포털 사이트 등록 상호명이 상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은 사용액을 기준으로 상위 10위까지 음식점 순위를 매겼습니다. 그밖에 방문 횟수와 대표 메뉴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특성상 단체회식에 적합한 음식점들이 많은 점 감안해 주세요. 우리 동네 세금 맛집은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서 확인해 보세요!

 

단양군의 고백, 너 ‘마늘’ 사랑해

‘맛있게 매운맛!’ 고추장 광고 카피가 아닙니다. 단양군 대표 농산물인 마늘을 설명하는 문구죠. 마늘의 고장으로 유명한 의성과 쌍벽을 이루며 대한민국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의 단양 마늘! ‘단양은 석회암 지대라는 지리적 특성과 내륙 산간 특유의 밤낮 간 큰 일교차로 마늘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마늘은 육 쪽인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단단해서 저장성이 강하고 맛과 향이 독특하며 매운맛이 타 지역에 비해 강하다’(<지역 특산물을 찾아가는 체험여행>, 한국문화관광콘텐츠개발) 맛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요.

단양의 '장다리식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마늘요리 사진. 이곳은 마늘약선요리로 유명하다고 전해진다 ⓒ'장다리식당' 홈페이지 캡쳐

이런 단양 마늘,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업무추진비 내역에 단양군 공직자들의 마늘 사랑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습니다. 단양군청·의회 공직자들이 업무추진비를 많이 쓴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마늘 요리로 유명한 음식점이 차지했습니다.

1위는 2,766,000원을 지출한 <사랑방맛집>입니다. 단양군 공직자들은 ‘마늘 찜닭’과 ‘마늘 닭곰탕’, 마늘과 파가 올라간 ‘마파 주물럭’을 먹을 수 있는 이곳을 올해 7월까지 24회 방문했습니다. 일이주에 한 번은 갔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이어서 단양군 공직자들은 돌솥 위에 두툼하게 올라간 마늘과 떡갈비를 먹을 수 있는 <팔각정>에서도 2,671,000원을 지출했습니다. 이곳에는 9회 방문했습니다. 3위를 차지한 <장다리식당>은 ‘흑마늘 정식’이 대표 메뉴인데요, 단양군 공직자들은 이곳에 총 14회 방문해 2,608,000원을 썼습니다.

떡갈비 아래 깔린 마늘이 눈에 띈다 ⓒ단양 '팔각정' 블로그

10위권 내 다른 식당에서도 마늘 요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7위를 차지한 <돌집식당>(총 사용액 2,142,000원, 총 방문 횟수 8회)에는 ‘곤드레 마늘정식’이, 10위를 차지한 <하나위>(총 사용액 1,829,000원, 총 방문 횟수 7회)에는 ‘마늘돼지갈비’가 있었습니다. 단양군 공직자들의 마늘 사랑, 정말 대단하네요!

마늘 하나로 에너지를 보충하기엔 조금 부족했던 걸까요? 9위에는 염소고기, 추어탕을 판매하는 보양식 전문점인 <영양 일번가>가 있었습니다. 단양군 공직자들은 이곳에 21회 방문해 모두 1,997,000원을 지출했습니다. 방문 횟수로만 따지자면, 이곳에 두 번째로 많이 방문했습니다.

 

제천의 '구이어'들은
오늘도 묵묵히 고기를 굽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회식은 역시 고기죠? 특히 구이 종류는 불판에 여럿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어 회식 메뉴로 인기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고기를 맛깔나게 굽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신조어로 이들을 ‘구이어’(gui-er ; 고기를 잘 굽는 사람)라고 합니다. ‘구이어’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장인입니다. 예를 들어 돼지갈비는 양념이 타지 않게, 소고기는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굽는 식이죠.
 

'고원갈비' 상차림. 한옥 분위기로 꾸며져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고원갈비' 상차림. 한옥 분위기로 꾸며져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전해진다 ⓒ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직장 동료 중 ‘구이어’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고기를 맛있게 잘 구워주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먹을 고기를 두 번 먹으러 가기 때문이죠. 아마 제천시 공직자 중에도 ‘구이어’가 많을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고깃집이거든요. △고원갈비(총 사용액 2,734,000원, 총 방문 횟수 8회) △청원갈비(총 사용액 2,713,000원, 총 방문 횟수 8회) △우리소생고기(총 사용액 2,083,000원, 총 방문 횟수 10회) △동화숯불생고기(총 사용액 1,737,000원, 총 방문 횟수 4회) 순으로 업무추진비를 많이 지출했습니다. 이곳은 모두 한우, 돼지갈비 등 구이 메뉴를 파는 곳이에요.

이외에도 1,555,000원을 지출해 7위를 차지한 <한우생고기마을>(총 방문 횟수 9회)과 1,518,000원을 지출해 8위를 차지한 <하나위>까지 합치면, 모두 6군데의 고깃집에서 총 12,340,000원의 업무추진비가 쓰인 셈입니다. 이 많은 고기가 구워질 때까지 수고했을 제천시청·의회의 ‘구이어’ 분들, 앞으로도 재능기부로 주위에 행복과 기쁨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나머지 업무추진비는 또 어떤 음식점에서 쓰였을지, 세금맛집 지도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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