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그 누가 내게 자루 없는 도끼를 주려는가.
내가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찍어보련다.
사람들은 모두 그 의미를 알지 못하였다. 이때 태종무열왕이 그 말을 듣고는 말하였다.
“이 대사(大師)가 아마 귀한 부인을 얻어 어진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것 같구나. 나라에 위대한 현인이 있으면 그 의로움이 막대할 것이다.”
이때 요석궁에 과부 공주가 있었다. 왕은 궁리(宮吏)를 시켜 원효를 불러오게 하였다. 궁리가 왕명을 받들어 원효를 찾아보니 이미 남산(南山)을 거쳐 문천교를 지나고 있었다. 원효는 궁리를 만나자 일부러 물속에 빠져 옷을 적셨다. 궁리는 원효를 요석궁으로 인도하여 옷을 말리고 그곳에서 머물고 가게 하였다. 공주는 과연 태기가 있어 설총을 낳았다.
<삼국유사 의해 제5 원효는 얽매이지 않는다 증에서>


그 누가 내게 자루 달린 도끼를 주려는가.
내가 진보를 떠받친 기둥을 찍어보련다.
사람들은 모두 그 의미를 알지 못하였다. 이때 근혜대통령(왕)이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이 영감(令監)*이 아마 귀한 판결을 내려 진보붕괴를 꾀하려하는 것 같구나. 나라에 위대한 현인들이 있으면 그 의로움이 막대할 것이다.”

이때 통진궁에 정희 대표가 있었다. 왕은 궁리(窮理) 끝에 법무부를 시켜 헌재에 제소케 했다. 왕명을 받들어 진행되는 상황을 보니 이미 난상(爛商)을 거쳐 결론에 이르고 있었다. 영감들이 궁리해 내린 결론은 비약에 빠져있었다. 궁리 끝에 나온 판결은 공당해산으로 민주주의를 씨 말리고 과거에 머물게 하였다. 역사에 남을 판결이라는데, 해석은 달랐다.

2014년은 역사에 남을 두 건의 회항과 함께 기억될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일등석에서 땅콩을 봉지 째로 줬다고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를 회항시키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부가 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심판에서 해산결정을 내렸다. 1958년에도 정당해산은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독재정권이 내린 일종의 행정처분이었다.

이에 반해 이번 해산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특별재판소(헌법재판소)가 결정한 것이다. 공식절차에 의해 탄생하고 수많은 국회의원, 지방의원을 배출한 정당을 법관들이 추정과 비약의 논리로 해산한 것은 민주주의의 회항으로 기록될 것이다.

*영감(令監): 급수가 높은 공무원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여기서는 헌법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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