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람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 조직차장

총장의 무능과 비리가 만천하에 밝혀지면서 요즘 청주대학교가 참 시끄럽다. 청주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소속 청소·경비노동자들 또한 김윤배 총장의 비인격적 대우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부자대학 청주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적게는 7년, 많게는 20년을 넘게 일해 왔지만, 그 흔한 명절 떡값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매년 바뀌는 청소업체의 용역신세로 해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심지어 경비노동자들은 학생도 교수도 교직원들도 모두 쉬는 명절 연휴에도 학교에 나와 밤낮으로 일을 했지만, 경비업체는 경비노동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최저임금도 떼먹고, 청주대학교는 그것을 묵인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청주대 경비업체는 청주대학교와의 계약만료 시일이 도래한다는 이유로 경비노동자 전원에게 12월 31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러한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청주대학교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을 정규직의 존재에서 찾으며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시대역행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기간제 3년 연장, 파견 허용 업종 확대(55세 이상 전면 허용 통한 전 업종 확대시도), 직업소개소 양성화 방안’을 언론을 통해 밝히더니, 한술 더 떠 정리해고 요건 완화를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정규직의 높은 임금과 과도한 고용보장이 문제라며 ‘중규직’이라는 신종 지옥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이러한 시도는 노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고용안정 대신 고용불안을 확산하며 시간제 일자리 등과 같은 ‘저질의 일자리’, 비정규직만 양산할 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분열시킨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보장과 높은 임금’이라는 욕심을 버리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식의 논리는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을 은폐한다.

기간제를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시키는 것도, 파견 허용 범위를 넓혀 진짜 사용자가 아닌 ‘바지사장’을 통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전 직종으로 확대시키려는 것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요건을 완화하는 것도 기업들과 재벌들만 살찌우는 것일 뿐,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진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 청주대지회는 김윤배 총장 퇴진운동에 교수 학생 교직원과 함께하는 동시에 <해고없는 따뜻한 연말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해고걱정 없는 따뜻한 연말이 필요하다.

노동자들에게 해고의 칼날과 평생 비정규직인 굴레를 들이밀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 보장! 진짜 사장 청주대학교가 책임져라!’를 외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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