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는 왕에게 말하여 다시 다른 일로 징험하여 물어서, 말이 틀리면 무거운 형벌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이에 쥐 한 마리를 상자 속에 넣고 ‘이것이 어떤 물건이냐’라고 물으니 추남은 ‘이것은 틀림없이 쥐인데 모두 여덟 마리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말이 틀렸다하여 참형에 처하려하자 추남은 ‘내가 죽은 후에 반드시 고구려를 멸망시킬 것입니다’라고 맹세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그를 베고 쥐의 배를 갈라보니 그 속에 일곱 마리의 새끼가 있었으므로 그의 말이 맞았음을 알았습니다. <삼국유사 기이 제1 김유신 중에서>


여제가 말하길 ‘찌라시에 나라가 흔들려 부끄러우니 유출경로를 밝혀 무거운 형벌을 내리라’고 했습니다. 이에 쥐 잡 듯 뒤져 경찰정보관에게 ‘네가 유출한 문건이냐’고 물으니 최 경위는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다’며 죽음을 택했습니다. 이에 혹시 타살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으나 후배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릴 것이다’라고 유언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조사를 받았던 후배 한 경위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회유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세상이 알게 됐습니다.

대통령은 비선실세의 동향을 파악한 청와대 내부문건을 찌라시라고 단정해버렸다. 그리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당시 조사를 진행했던 박 경정은 경찰로 복귀했고, 그가 문건을 들고 나왔단다. 유출의 통로는 그 아래 경찰정보관들이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을 대상으로 물었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55.7%)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문건의 실체와 진실에 대해 ‘청와대 공식문건으로 나름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찌라시라고 본 응답은 22.2%에 그쳤다.

대통령의 “찌라시 수준의 문서에 의한 국정혼란”이란 발언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11.9%에 불과했다. 대통령이 부끄럽다지만 국민은 더 부끄럽다.
참, 고구려 점쟁이 추남은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서 다음 생에 신라의 김유신으로 태어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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