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회원 문제제기, “40명 선거인단 구성방식 불합리”
이종달 회장 임기 ‘오락가락’인데다 후원이사도 투표권 줘

그런데 회장의 공식임기를 비롯한 선거과정을 놓고 충주국악협회 회장인 김경태 씨가 강력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다. 김 씨 또한 이번 충북국악협회 선거에 나왔지만 13표를 받아 떨어졌다. 김 씨는 “올해 1월과 2월 이사회와 정기총회가 열려 참석했는데 자료를 보니 이종달 회장의 임기가 2014년 12월로 돼 있었다. 임기는 창립총회일을 기점으로 하기 때문에 5월이 맞는데 갑자기 12월로 바뀐 이유가 석연치 않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충북국악협회 총회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이종달 회장의 임기는 들죽날죽이었다. (도표) 또한 충북국악협회장은 청주국악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어떤 해는 임기가 5월로 돼있고, 다음해는 12월로 바뀌었다가 다시 5월로 돼 있다.
임기는 “단순한 표기 오류”해명
이에 대해 충북국악협회 관계자는 “충북국악협회장은 한국국악협회 인준을 받아야 하는 데 2010년 인준을 받는 그해 한국국악협회장이 바뀌면서 서류정리가 제대로 안 돼 인준장이 12월로 내려왔다. 원래 임기는 5월이 맞다. 다시 수정된 것을 받아서 지금은 5월로 돼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씨는 “상식적으로 임기가 바뀌는 것은 말이 안 된다. 5월이 임기가 맞다면 보통 한 달 전 쯤 선거공고를 내고 임기 전 새 회장을 선출한다. 그런데 충북국악협회는 선거를 미루다가 한국국악협회 지시를 받고 8월에서야 선거를 치렀다”라고 따져 물었다.
충북국악협회는 현재 회원 규정이 애매하다. 한국국악협회가 규정한 회원 자격은 국악단체에서 10년 동안 활동한 자 또는 국악을 대학에서 전공한 자로 돼 있다. 하지만 충북국악협회는 한국국악협회 충북지회이지만 아무나 회원이 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충북국악협회 관계자는 “회원 인준제도가 아직 운영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또한 선거는 대의원 제도로 치러지기 때문에 선거인단 구성이 승패를 좌우하는 데 현재는 회장이 지목할 수 있는 수가 너무 많다. 올해 8월 선거를 보면 40명의 선거인단이 구성됐다. 선거관리위원장은 남형우(충북국악협회 부지회장)이 맡았다. 충북국악협회는 11개의 시군지부와 5개의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11개 시군지부에서 추천한 사람과 5개 분과위원장들이 추천한 사람들 외에 11명의 이사가 선거인단이 됐다.

이사들 또한 ‘국악’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김씨는 “국악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 올해 갑자기 나타나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다고 하더라. 보통 이사들은 회원 가운데 뽑고, 회원 또한 자격 조건이 있는 데 이 모든 게 충북국악협회는 뒤죽박죽이다”라고 비판했다.
회원자격도 없는 예술인단체
이에 대해 남형우 부지회장은 “1990년대 청주시 자원봉사자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서 풍물을 공연했다. 회원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누구든지 가입한 이후 국악을 배우면 된다”라고 답했다. 남 부지회장은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지난 1년간 회비를 낸 사람’에게는 모두 투표권을 주기로 결의한다.
사실 이 같은 충북국악협회의 운영방식은 정도를 벗어나 있다. 충북예총 내에서 오랫동안 협회 사무처장을 맡았던 모씨는 “일단 회장의 임기 표기가 바뀐 점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자체 총회를 열지 않고 임기를 임의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회원에 대한 조건이 없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투표권을 갖는 이사들은 모두 회원가운데 선출된다. 소위 후원이사들은 투표권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회원규정도 까다롭다. 본회 인준을 받아야 하고, 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한 회비를 3년간 내지 않으면 아예 회원 자격이 박탈되고, 1년만 안 내도 선거권이 사라진다. 충북국악협회의 운영방식이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충북국악협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상식적인 부분을 고쳐야 한다. 충북국악협회와 청주국악협회도 분리돼 회장을 따로 선출해야 하는데 마치 ‘관행’처럼 겸직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충북국악협회와 청주국악협회에 대한 1년간 지자체 예산지원이 2억원 쯤 되다보니 회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밑 보이면 공연료를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종달 회장이 계속해서 제왕노릇을 하도록 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종달 회장은 월권의 이미 한 차례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종달 회장은 강권으로 지난 2010년 제천국악협회 인준을 취소한바 있다. 제천국악협회는 이종달 회장을 상대로 인준무효소송을 진행해 결국 2011년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돈은 따로 받았는데 ‘같은 날 2개 행사’ 올렸다
청주국악협회 지난 4월 12일 공연 무리수
지난 4월 12일 오전 10시 청소년 광장 앞에는 2개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하나는 제15회 청주청소년효한마음축제이고, 또 다른 공연은 충북민속예술축제 청주시예선전이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청주국악협회는 2가지 행사를 주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국악협회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2번 오라고 하면 힘들어할 것 같아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치렀다. 어차피 다 같은 학교들이 출연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예산을 받은 곳은 다르다. 제15회 청주청소년효한마음축제는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고 충북예총이 주관하는 행사다. 충북민속예술축제 청주시예선전도 도내 시군이 돌아가면서 경선을 치르는 행사인데 이날 청주시 예선전이 열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예산을 주는 곳이 다른데 같은 장소에서 통합해서 행사를 치른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