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올가미 씌워 해고…법원, 전부 부당해고 판결
회사 자충수 된 수십 개 법률 소송…비용만 수백억

▲ 유성기업노조사무실에 부착된 조합원 임금청구 소송 결과표.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과 함께 노조 간부에 대한 해고, 징계등을 남발하다 법원으로부터 불법이라는 판결을 받아 100억원 가까운 비용을 추가 지출할 상황이다.
▲ 유성기업은 노조를 방문한 본보 취재 진 조차 건조물 침입으로 112에 현행범으로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집주인이 초대해 온 사람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진은 노조사무실에 출동한 용산파출소 관계자. 사진/육성준 기자

“핵심 노조 간부를 잘라라.” 창조컨설팅이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전략 중 가장 핵심으로 꼽은 부분이다.

창조컨설팅이 개입해 복수노조를 설립한 세종시(옛 청원군) 부용면 소재 (주)보쉬전장. 창조컨설팅은 2011년 8월 29일  보쉬전장에 ‘회사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노사관계 합리화 컨설팅 제안서’(이하 제안서)를 건넨다.

제안서안에 기재 돼 있는 컨설팅 목적에는 “보쉬전장의 갈등적 노사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직형태 변경, 갈등적 노사관계를 주도하는 한계 인력 정리 등을 통해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컨설팅 목적으로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계인력 즉 노조 핵심 간부를 정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은 갈등을 유발해 노조의 쟁의행위를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포착해 징계의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 제안서에는 조직형태 변경 3단계에서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독소 조항 삭제안’을 제시해 단체교섭을 교착상태에 빠뜨려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불법 행위 및 직무 질서 위반 등에 대해 강력한 징계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한계인력을 정리하고 전투적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영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창조컨설팅의 전략이었다. 

제안서처럼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유성기업과 세종시 부용면 소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이하 콘티텐탈), 보쉬전장의 노조 위원장은 모두 해고됐다. 유성기업은 노조 지회장을 포함해 11명, 콘티넨탈 2명, 보쉬전장 2명이 해고됐다.

노조 및 노동자들은 사측의 해고에 맞서 노동위원회와 법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결과를 확인한 결과  현재 15명의 해고 관련 소송에서 14명의 해고에 대해 법원은 부당한 해고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1명은 아직 1심 심리가 진행되는 상태다. 재판이 진행중인 노동자 마저도 상급자인 지회장이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상태여서 부당해고로 판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15명 모두 부당한 해고로 판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성기업 해고 노동자들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받았다. 정근원 보쉬전장 전 지회장의 해고무효소송은 고등법원, 콘티넨탈은 1심 판결이 나온 상태다.

사측, 민사도 줄줄이 패소
 
이들이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으면서 회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전적인 비용도 늘었다. 이는 해고 기간중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당해고로 판명되면 그 기간에 일을 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성기업은 2011년 해고 무효 판결에 따라 21여억원,  2013년 2차 해고자 11명에 대한 무효 판결에 따라 6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법원은 보쉬전장 정근원 전 지회장에 대해 해고 기간 30개월동안 임금 1억7000여만원과 이자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보쉬전장은 부당해고로 판명될 경우 추가로 50%의 임금을 더 지급한다는 단체협약이 체결돼 있어 임금을 더 보상해야 한다.  

이들 세 기업 가운데 유성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가장 크다. 해고 무효에 따른 비용이외에도 부당한 직장폐쇄로 인해 조합원 27억원과 노조 간부 5억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2011년 조합원 징계무효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도 노동자가 승소해 12억원을 회사가 배상해야 한다. 이렇게 유성기업 회사가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징계를 하지 않았으면 지출하지도 않을 비용만 100억원에 육박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유성기업 사측은 금속노조를 대리해 회사측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새노조를 달래기 위해 56억원을 성과급과 타결금으로 지급했다. 2011년 15억원, 2012년 타결금 3억원과 성과급 12억원, 2013년 타결금 12억원, 2014년 18억원을 지급했다. 이 모두 금속노조 조합원과 차등해 지급한 것이다. 

이 외에도 유성기업은 2011년 불법으로 판명난 직장폐쇄 과정에서 고용한 용역경비원에 대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기업 노조 관계자는 “2011년 5월 24일부터 8월 22일까지 하루 평균 500명의 용역경비를 고용했다. 이들의 일당이 하루 20만원이다.  용역경비를 고용하는데에만 5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다는 말도 있다”고 밝혔다.

보쉬전장이 창조컨설팅의 제안에 따라 실행으로 옮긴 노조 간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법원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1월 20일 청주지법민사합의부는 보쉬전장이 노조의 불법 잔업거부와 정문 농성 및 CCTV 로 입은 손해를 배상해 달라는 소송을 각하했다.

노조를 없애고 회사 입맛에 맞는 노사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최소비용의 최대효과라고 선전했던 창조컨설팅. 이들이 행했던 불법 행위로 인해 창조컨설팅은 현재 노무법인 허가가 취소당해 실체조차 사라졌다.

하지만 창조컨설팅의 해체에도 불구하고 유산은 깊었다. 수십억원, 아니 수백억원의 추후 비용과 수십 건의 소송을 남긴 채 창조컨설팅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유성기업 노사관계 주요 법률비용
(출처 :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

창조컨설팅 제휴 비용 : 13여억원 
직장폐쇄 기간 임금 청구 소송 (간부):대전고법 , 배상액 5억5000여만원.
직장폐쇄 기간 임금 청구 소송 (조합원):천안지원, 배상액  27억여원
2011년 해고무효 및 임금청구 소송 (해고자):대법원, 배상액 21억여원
2013년 해고무효 및 임금청구 소송 (2차 해고자 11명): 배상액 6억여원
2011년 징계무효 및 임금청구 소송(조합원):천안지원, 약 12억원
노동조합 출입을 방해,  노동위원회 강제이행금 : 5000여만원

유성기업 제2노조에 지급한 성과급 현황

2011년 : 1인당 약 300만원 차등성과급 지급,  15억여원
2012년 : 무쟁의 타결금 3억여원,  년말 성과급  12억여원
2013년 : 타결금 12억여원
2014년 : 성과급 18억여원

(주)보쉬전장 노사 소송 결과

정근원 전 지회장 부당해고 소송 : 부당해고 판결(서울행정법원)
업무방해손해배상 소송 : 회사 주장 각하 및 기각(청주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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