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상 편집국장

결국 2010년 MB정권에서 김씨 둘째아들이 이사로 복귀했고 올 3월 이사장으로 등극(?)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아버지 김씨를 지난 8월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학원 역사를 21년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벌인 것. 이후 교수회, 총학생회, 직원노조, 총동문회 등의 반발은 지난 9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청주대 사태와 판박이다. 다른 것은 청주대는 아버지가 생전에 아들을 총장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상지대에 대한 교육부 특별감사가 결정되면서 이제 남은 분규대학은 청주대다. 청주대 구성원들도 줄기차게 특별감사를 요구해왔고 교육부가 청주대를 제외시킬 명분과 핑계도 없다. 이미 비상대책위는 대학의 불법 학사운영에 대해 3건을 고발조치한 상태다. 표절 혐의가 뚜렷한 김윤배 총장의 석사학위도 절차를 거쳐 취소하는 것이 합당하다.
청주대는 68년 역사를 가진 한수이남의 최고(最古) 사학이다. 최초의 학내분규로 꼽히는 것은 89년 고 김준철 이사장의 총장 취임 사태다. 학내 구성원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이사장이 총장으로 변신, 운영실권을 쥐게 됐다. 이후 청주대는 분규사학이 됐고 교육부 감사를 통해 토지 횡령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93년 연임을 강행했고 검찰 내사 소문이 퍼진 시점에 총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결국 고 김준철 이사장은 불행한 학교재단 오너였다. 불행의 씨앗은 총장 강행이었고 임기 4년간의 파국은 대학에 돌이킬 수없는 상처를 남겼다. 청주대는 이후 공모 총장체제로 바뀌었지만 대학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해가 갈수록 추락했다.
결과론이지만 교육 전문가 출신 총장들이 불협화음없이 운영해 왔다면 지금 청주대 위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더구나 3천억원의 적립금이 적재적소에 쓰여졌다면 한수이남의 최고(最高) 사립대가 됐을 수도 있다.
지난 8월 청주대동문회장 선거에 전국에 유례없이 1천여명의 동문들이 모여들었다. 필자도 그날 투표에 참여했지만 현장에 온 동문들은 결코 동원인력이 아니었다. 모교에 대한 극도의 위기감 또는 최소한의 애정으로 참여한 것이다. 그래서 학교개혁을 강조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물론 경청호 총동문회장을 지지한 사람은 김윤배 총장체제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재단과 대학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유와 운영의 분리라는 사학의 기본정신을 외면한 김 총장을 우려하는 것이다.
다시 재단이라는 제 자리로 돌아간다면 누가 무엇을 놓고 탓하겠는가? 설립자 3세는 결코 불행한 학교재단 오너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늦었지만 김 총장의 결심을 환영한다’는 구성원들의 성명을 학수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