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넥트론 최종 부도, 삼성전기 하청 탈락 직접적 원인
기술력 기반 강소기업 대표…메타바이오메드·메디톡스
중견업체로 분류되던 이넥트론의 부도소식은 지역 경제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1년 충북중소기업청에 의해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1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건강팔찌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한 이넥트론이지만 사실 이넥트론의 주력사업은 인쇄회로기판(PCB) 표면처리다.
이넥트론이 100억원대 연매출을 기록한 배경에는 삼성전기가 있다. 건강팔찌도 유명했지만 매출규모는 크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넥트론은 삼성전기와 1차 밴더(하청업체) 계약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 이를 바탕으로 PCB사업규모는 계속 커졌지만 그만큼 삼성전기 의존도도 높아져만 갔다.
최근에는 규모 확대를 기대하며 수십억원을 들여 라인을 증설했지만 삼성전기와 밴더 계약을 이어가지 못하며 급작스럽게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넥트론의 숨통을 쥐고 있는 것이 삼성전기였던 것이다.

‘꿰어야 보배’ 지식재산권 확보해야
이넥트론도 건강팔찌를 통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려 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건강팔찌시장이 크지 않은 데다 시장내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이 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도내 기업 가운데는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탄탄한 수요망을 갖춘 회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기업이 메디톡스와 메타바이오메드다.
2000년 설립한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생산업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의약품의 국산화가 메디톡스의 시작이었고, 보툴리눔 톡신 A형 의약품인 메디톡슨이 국내시장에 출시되기까지 6년의 세월이 걸렸다. 관련 특허만 10여건에 이르는 등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는 부동의 1위을 지키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지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3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41.5%의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메타바이오메드의 무기 또한 독자적 기술력이다. 1999년 창업한 메타바이오메드는 인체에 흡수되는 수술용 실 ‘생분해성 봉합원사’가 주력 제품이다.
연매출의 10%를 R&D(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는 메타바이오메드는 전세계 100개국에 수출하며 생봉합사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335만개 중소기업 가운데 1달러라도 수출량이 있는 기업의 수가 전체의 2.6%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의 95%가 수출이라는 점은 더욱 높이살만하다. 기업 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의 약점으로 높은 대기업 의존도와 함께 중소기업 수출비중의 하락을 꼽는 것도 수출이 중요성 때문이다.

메디톡스나 메타바이오메드와 같은 바이오 기업만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기계산업에서도 독자적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기업이 마루MCS와 (주)서동이다.
배터리 재생기를 생산하는 마루MCS는 2009년 설립한 5년차 기업이지만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첫 해 매출로 7억원을 기록한 마루MCS는 3년만인 2012년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00% 성장했다. 마루MCS가 생산하는 배터리 재생기는 기존 배터리 재생기와 달리 1세대 2차전지라고 할 수 있는 납축전지를 대상으로 한다. 쇠락해가는 납축전지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여기에 마루MCS만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시장이 크지 않아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는데다 업계에서 인정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장차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주)서동은 2011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았다. 서동의 강점 또한 독자적 기술에 있다. 흔히 말하는 특허 등 많은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 가운데서도 국내 최초로 비산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살수 분무 기술을 개발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11년에는 이전까지 트럭에 싣고 살수하던 것을 자체 차량을 제작해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동은 관련 특허만 10여건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 중심 기업이다.
청주상공회의소,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업무 지원
1978년부터 지식재산센터 운영, 특허 출원 등 대행
정지문 청주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장은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게 되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본인 허락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독점배타권은 물론이고 타인의 모방 침해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며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아무리 뛰어나도, 지식재산권으로 권리화하지 안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식재산권 획득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중소기업이 특허 등록이나 기술모방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목적으로 출범한 것이 청주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다. 1978년 청주지방 특허열람소로 시작된 지식재산센터는 특허청과 충북도의 예산을 지원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출원 등을 지원해준다. 관련 업무는 물론 비용까지 지원한다.
정 센터장은 “11개 시군에 이동특허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사업자도 지원 대상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경쟁력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일선 기업에 기술을 전수하는 지식재산 재능나눔사업은 우수사례로 선정될 만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