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비대위 “국토부 교통시설기준개정안 지켜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중부내륙철도 감곡역사 유치를 두고 음성군 감곡면과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주민들간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고조되고 있다.

충북과 경기도의 경계지역인 감곡(충북 음성)과 장호원(경기 이천) 시가지는 최근 골목마다 ‘철도역사 지켜내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어지럽게 부착돼 있어 양 지역의 감정의 골이 심각한 대립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음성군 감곡면 주민들이 중부내륙철도 감곡역사 위치변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걸고 있다.

감곡과 장호원 주민들이 중부내륙 철도역사 유치를 놓고 한 치의 양보없이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가운데 철도공단 주재의 3차 협의를 가졌으나 아무런 소득 없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감곡과 장호원 양 지역 역사유치비상대책위는 지난달 28일 장호원국민체육센터에서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주재로 3자 회의를 가졌으나 양측 비대위는 서로 기존 입장만 확인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서로 자신들의 지역에 역사가 들어서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치열한 설전을 이어갔다.

경명현 감곡비대위원장은 “철도시설공단이 지난 4월 주민설명회 때 역사 위치를 감곡면으로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국토교통부 지시로 장호원읍으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장호원 역사 위치로 알려진 곳은 지반이 약해 안전에도 위험성이 있다”며 “극동대, 강동대, 매괴성당 등이 있는 감곡면에 역사를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김찬식 장호원비대위원장은 “기본계획에 교량 신설 및 역사는 장호원 노탑4리로 위치해 있었다”면서 “인구가 많은 장호원읍을 외면하고 감곡면 쪽으로 역사를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철도공단이 역사 위치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지역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며 “감곡비대위가 더 이상 지역감정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공동생활권인 장호원과 감곡이 이처럼 역사로 갈등이 생겨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느끼면서 양 지역 대표들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면 적극 수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명현 감곡비대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가 당초 기본계획에 감곡역사 설치를 반영해 놓았으며, 지난 4월 감곡면 주민설명회에서도 이를 발표했으나 장호원 주민들이 반대 민원을 넣었고 이에 철도공단에서 안전성과 국토교통부 시설기준 개정에 따라 교량이나 연약지반에 철도역사를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장호원 주민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왠일인지 철도공단은 7월 18일 장호원 주민설명회에서 변경된 내용으로 발표해 양 지역의 갈등을 자초했다”면서 “당연히 철도시설공단이 법규와 규정에 따라 결자해지 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중부내륙철도(이천~충주~문경)는 국토교통부(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시행하는 사업으로‘02~’03년 예비타당성조사, ‘05~’06년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으며, 이천~충주구간을 1단계 구간으로 ‘07~’10년 기본설계, ‘11년 3월 실시설계를 착수한 바 있다.

올해 7월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하반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중부내륙철도 감곡역사(112역사) 설치 위치가 당초 감곡에서 장호원으로 옮겨져 감곡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현재 해당 2공구는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이와관련 감곡역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올해 4월 30일 철도시설공단에서 주관한 주민 설명회 시 감곡면 왕장리 310-3번지 설치가 확실하다고 설명했던 112역사가 불과 몇 달 사이에 장호원읍과 감곡면 경계지역으로 바뀐 것에 대해 해명 및 원안 사수를 요구해 왔다.

또 감곡역사유치 비대위는 지난 8월 8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주민 6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항의집회를 벌였고 진정서 제출과 현수막 게시, 서명운동 등을 벌이며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필용 음성군수도 지난달 23일 이례적으로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음성 감곡역 설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군수는 이천~충주~문경 중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의 실시설계 추진 중 112 정거장인 음성 감곡역 역사 위치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역사위치의 변경에 대한 부당성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이 군수는 감곡역사의 당위성에 대해 △청미천 주변의 안전성 문제, △주요 승객인 극동대와 강동대 학생들의 이용객 편익저해, △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주 진입로 변경 문제 등을 설명했다.

또한 "제일 우선시 되어야하는 국민 안전과 승객편익이라는 대의 아래 중부내륙철도 112정거장 역사는 반드시 음성 감곡의 극동대학교 앞에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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