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80% 이상 야생환경 극복 못해 전시·판매 포기


영동군이 1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산양삼 사업이 초장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군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7억5000여만원들 들여 군유림 32㏊에 산양삼 종자 45㎏과 1~2년산 묘삼 51만7000포기를 심었다.

산양삼이 10년근으로 자라면 수확해 수익을 분배하는 조건으로 주민 60여명이 참여하는 9개 작목반도 만들었다.

군은 당시 작목반당 20㏊를 재배할 경우 10년후부터 매년 224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군의 재정수입도 연간 2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러나 당시 심은 2년산 묘삼이 10년산으로 자라 첫 수확을 맞은 올해 군의 이런 장밋빛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6월 1억2000만원(자부담 4500만원 포함)을 들여 상촌면 고자리에 준공한 산양삼전시판매장은 4개월이 지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매장에 내놓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전시판매장을 위탁 운영하는 영동군산양삼영농조합은 올해 10년째를 맞는 산양삼의 80% 이상이 야생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죽은데다 작황도 좋지않자 전시·판매를 포기했다.

한 작목반원은 “7년근부터는 상품 가치가 있어 판매가 가능한데도 군이 굳이 10년근을 고집하는 바람에 그나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고 푸념했다

한 뿌리에 수백원짜리 산양삼까지 나돌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 점도 작목반원들의 의욕을 꺽었다. 이 때문에 9개 중 4개 작목반만 전시판매장 운영에 참여했다.

영농조합 관계자는 “올해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 내년 봄에나 전시판매장을 열 예정이다”며 “산양삼보다 여건이 좋은 산더덕 등을 주로 취급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시판매장도 유동인구가 많은 영동읍 인근이 아니라 인적이 뜸한 도마령 정상 부근에 지어 제 구실을 할지 의문이다.

영동군이 읍 지역의 비싼 땅을 살 재력이 없는 영농조합으로부터 부지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을 받는다.

실상을 아는지 모르는지 군 관계자는 “작목반원들이 전시판매장에 내놓을 산양삼 수확을 위해 사전 잔류농약 검사를 준비 중이다”는 태평한 해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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