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환경 개선요구 출근거부, 병원측 일괄 시말서 처분


충북대학교 병원 인턴 16명이 무단결근으로 최근 전원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병원은 최근 수련 중인 인턴 16명을 징계한 처분결과를 대한병원협회에 보고했다.

이 병원 인턴 16명은 지난 5월 금요일 오후 PA(Physician Assistant·의사의 일정 부분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된 전문 간호사) 선발과 응급구조사 증원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병원을 이탈했다. 이들은 병원 측과 협의를 거쳐 월요일 오후 복귀했다.

인턴의 무단이탈 사건 이후 충북대병원 집행부는 인턴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지만 정원 부족에 따른 노동 강도가 심각했음을 인정하고 개선안을 내놓았다. 충북대병원은 이후 PA와 응급구조사 인력 보충과 급여 인상, 진료과 순회 축소 등 일정 부분 수련환경을 개선했다.

하지만 무단이탈이라는 문제에 대해 병원은 징계심의위원회를 거쳐 무단결근한 인턴 16명 모두 시말서 처분을 결정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인턴들의 업무과중을 감안해 응급구조사 등 증원을 진행 중인 상태에서 발생했다”며 “사건 이후 PA와 응급구조사 인력을 확충했고, 진료과 순회를 축소하는 등 수련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조만간 신임위원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충북대병원 인턴 처분 안건을 상정·처리하고, 복지부에 최종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충북대병원 인턴들이 무단 이탈을 한 것은 충북대병원만의 일이 아니라 지방병원에서 매년 치르는 홍역이라고 말한다.

지방 병원에서는 수도권 병원을 선호하는 인턴의 쏠림현상으로 인턴을 구하기가 어려워 매년 미달사태를 빚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의료인을 확대·양성하는 등의 대책 방안이 절실하다.

충북대병원은 2014년도 인턴 전형을 통해 28명을 공모했다. 하지만 18명이 지원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원자 18명 가운데 2명은 수련을 포기했고, 결국 16명이 인턴과정에 들어갔다. 선발 예상 인원보다 12명이 적은 인턴 16명이 근무하면서 환자 채혈과 심전도 검사, 수술장 준비, 시도때도 없이 호출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기가 버거웠다.

올해 1월 전국 병원 인턴모집 현황을 보면 건양대는 35명 정원에 29명(-6명)이 지원했다. 대전을지대 병원은 29명 정원에 19명 지원(-10명), 충남대 병원은 52명 정원에 44명 지원(-8명), 전남대병원은 89명 모집에 78명이 지원(-11명) 하는 등 지역 의료기관은 대부분 정원 미달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가톨릭 중앙의료원은 264명 정원에 309명이 지원했고, 고려대의료원은 101명 정원에 121명이 지원했다. 삼성서울병원도 105명 인턴 정원 모집에 149명이 지원했고, 서울아산병원은 145명 모집에 172명이 지원했다.

충북대 병원 관계자는 “의사국가고시 합격자들이 지방대학 의과대학을 다녀도 본거지가 서울 등 수도권이기 때문에 생활본거지에서 인턴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높다”며 “올해 대학입시에서 처음 시행하는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해 지역 출신들이 모교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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