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문의~가덕~미원 잇는 석회암벨트 존재"
청주시 가덕·문의·미원 등 일부 지역에서 싱크홀 현상이 오래전부터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 정밀조사가 이루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금거천 바닥에 지반침하가 생겨 청주시가 응급복구했다. 금거천에 형성된 웅덩이는 도로 경사면과 맞닿는 하천 바닥에서 발생했고 깊이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폭은 3m 가량이다.
청주시는 이 웅덩이를 바위, 토사 등으로 채워 긴급 복구하고 2~3시간 동안 하천변 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했다.
이 지역의 싱크홀 현상은 오래전부터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지반침하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곳은 문의면, 가덕면, 미원면 일대다.
가덕면 청룡리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지난 2012년 10월 12일 이 마을 나영예씨 논에서 지름 10m, 깊이 20m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이 지역에서 세번째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07년과 2010년 논과 저수지가 함몰됐다. 2010년 6월 청룡3리 금곡1소류지 바닥에 3~4개의 구멍이 생겨 농업용수 2000~3000톤이 유실됐다. 인근 마을 주택에 균열이 생기고 지하수 고갈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접지역에서도 지반침하가 있었다. 2012년 문의면 구룡1리 도포밭은 지름 3m, 깊이 1m 규모의 지반침하 현상이 두곳에서 나타났다. 이 포도밭은 5년전에도 지름 150㎝, 깊이 50㎝의 지반침하가 있었다. 바로 옆에 맞닿은 1000여평의 밭도 심각한 수준이다. 10여 군데에 달하는 크고 작은 웅덩이가 생겨 밭의 절반 가까이는 농사를 포기한 상태다. 지반침하로 생긴 웅덩이 가운데 3곳은 지름 3m, 깊이 1m 규모로 당시 현지 확인 결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농사를 짓기가 어려웠다.
나머지 밭 곳곳에 생긴 작은 웅덩이는 밭 주인이 수시로 메꾸면서 농사를 짓고 있어 지반침하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미원면 구방리와 기암리 사이에서도 지름 20m 가량의 지반침하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2월 가덕면 금거리 마을 뒷산 비탈면에서 길이 2m, 폭 2m의 웅덩이가 생겼다. 이 지역은 이번에 침하현상이 생긴 곳이다.
청룡리 지역의 함몰원인 조사에 나선 산업통상자원부가 석회광산 채굴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지반침하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농경지에서의 경작활동을 중단하고 문제지역을 중심으로 정밀조사 실시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현재까지 문의면 구룡리, 묘암리와 미원면 구방리, 종암리 등에서 나타난 지반침하 현상 원인이 불분명했다. 다만 이 일대가 석회암벨트인데다 석회광산과 자연동굴이 많다는 점에서 지반침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의~가덕~미원으로 이어지는 석회암벨트가 존재한다. 석회지대 특성상 보고되지 않은 크고 작은 자연침하 현상이 존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석회암벨트 내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자연동굴 또는 석회광산으로 인한 지반침하 가능성에 대한 정밀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시 현지를 확인한 충북대 서용석 교수는 문제의 지역에서 경작활동 자제를 당부하면서 “시급히 정밀조사와 안전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