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예총 20주년 기획전 ‘충북 인문자연진경미술전’
59명 작가가 70여점, 인물․자연을 보는 새로운 시각

동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이 충북의 자연과 인물 등 인문학적으로 많은 이야기꺼리가 있는 보물을 발견하고 다시 보는 ‘충북 인문자연진경미술전’이 8월 21일부터 28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충북 민예총 20주년 문화예술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며 지역미술인 59명이 참여해 70점을 선보인다. 특히 지역을 콘텐츠로 한 기획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박종석 평론가가 기획을 맡았다. 그는 “충북을 콘텐츠로 한 전시회는 주로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충북의 절경을 그린 그림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말이 있다. 특히 예술가라면 충북의 문화 원형을 보고 새롭게 해석해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후배 작가가 그린 선배화가

이번 전시회는 꼼꼼하게 짜여졌다. 먼저 충북의 화제를 선정하기위해 위원회를 조직했다. 위원회에는 김승환(충북대학교 국어과 교수), 김양식(충북학연구소 소장), 노병식(충북문화재연구원조사실장), 이창식(세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박종관(충북민예총이사장), 박종석(전시기획,미술평론), 조혁연(충북일보 대기자) 등이 참여했다.

▲ 박성현 작가는 박영대 화백을 그렸다.
    ▲ 김경섭 작가는 반기문 총장을 그렸다.
화제는 청주, 충주, 옥천, 보은 등 지역별로 나눠 문화재 및 인물을 선정했다. 충북민예총 특별전시회이지만 민예총 회원만 참여한 게 아니다. 지역의 원로 미술인부터 신진작가까지 고르게 참여한 것도 의미를 더한다.

손순옥 충북민미협회장은 “전국의 유명작가들을 데려와 전시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일하기는 편하겠지만 지역의 콘텐츠를 남길 수 있는 방안을 짰다. 기획자를 선정했고, 지역의 과거 미래 현재를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충북의 역사가 오롯이 캔버스에 담기게 됐다. 화제로 선정된 내용은 훨씬 많았지만 이번에 다 담지는 못했다. 인물로는 김경섭 작가가 반기문사무총장, 김모은 작가는 손병희, 박성현 작가는 화가 박영대를 그렸다. 홍창식, 박재원 작가는 판화가 이철수, 이은정 작가는 꽃동네를 설립하게 된 최귀동 할아버지를 그렸다. 조근석 작가는 운보 김기창을 디지털 프린팅 기법으로 표현했다. 유명인사도 좋지만 지역의 후배 예술가가 선배를 조명한다는 점도 가치 있는 일.

장소로는 목계나루를 고정원, 손순옥, 박수훈 작가가, 도담삼봉은 임은수, 송일상, 정규설 작가가 그렸다. 박영대 화백은 용두사지 철당간을 회화로, 이쾌동 서예가는 글씨로 표현했다. 라앵, 황희경, 최재영, 민효기 씨는 각자의 관점에서 수암골을 그렸다. 김수영 작가는 수예기법으로 삼겹살 거리를 표현했다. 상당산성, 중앙공원, 무심천, 상당공원, 사인암. 선유동, 증평, 소백산 등 지역의 명소도 작가들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그려냈다.

이러한 전시가 계속된다면 같은 장소를 두고 작가들의 작품이 쌓이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또 다른 전시회가 열릴 가능성이 생긴다.

“전국, 전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

박종석 기획자는 “진경(珍景)을 표기할 때 보배진(珍)자를 썼다. 이번 전시는 충북문화유전자에 대한 미술학적 읽기인 동시에 문화창조산업의 관점으로 보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낼 수 있다. 문화콘텐츠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고이 모셔두는 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이야기가 되고 작품이 될 수 있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관점이 이번 전시로 인해 환기됐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먼저는 충북의 문화콘텐츠를 전시화하지만 이 기획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전국의 명소나 인물을 작가들이 그린 후 교류전을 펼칠 수 있다. 더 나아가 세계 곳곳에 있는 작가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명소를 그릴 수 있다. 이러한 작업들이 연대하고 교류하기를 꿈꾸며 다음 번 전시회를 기획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규설 작가의 작품 '도담상봉'

이번 전시 참여작가는 고정원 권갑칠 김경섭 김만수 김모은 김성미 김성심 김수영 김종칠 김준권 김현경 라 앵 민병구 민효기 박미영 박성현 박수훈 박영대 박재원 박흥순 사윤택 서영란 설종보 손부남 손순옥 송봉화 송일상 신철우 어진경 연영애 오송규 유승조 유영복 윤덕자 이경선 이김천 이동원 이상선 이수영 이유중 이은정 이창수 이쾌동 이홍원 이호훈 임은수 임의수 정광의 정규설 정연호 조근석 조근영 조은헌 조태섭 최재영 홍석찬 홍진삼 홍창식 황희경 씨이다.

8월 21일 오후 5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전시 개막식과 함께 극단 꼭두광대, 여성소리그룹 美音의 축하공연이 열린다. 또 시민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8월 23일과 24일 오후3시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있다. 예술의전당 전관을 사용하다보니 전시회 기간이 일주일로 짧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