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대표음식, 2009년 향토음식거리 조성 ‘성업 중’
로컬푸드 사용 ‘장점’…이용객 고령화, 해결과제로 남아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특히 여행지에서 맛보는 향토음식은 음식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인데다 그 지역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문화상품이기 때문이다.
향토음식은 그 자체로 중요한 관광자원이며 주민들의 경제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도 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충북도는 2007년 진천군 초평면 붕어찜거리를 시작으로 최근 청주시 서문동 삼겹살거리 등 6곳에 향토음식거리를 조성했고, 새로운 향토음식거리 조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가 향토음식거리를 조성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체계적인 향토음식점 육성과 대표적 관광코스와 연결시켜 관광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충청리뷰는 5회에 걸쳐 향토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지역별 향토음식을 소개하고, 관광자원화를 위해 개선해야할 점 등을 요리전문가, 마케팅전문가와 함께 알아본다.
1. 괴강의 자랑 민물매운탕
2. 수안보 겨울철 별미 꿩 요리
3. 위기의 단양 쏘가리매운탕
4. 청주 대표음식 삼겹살은 앞날은?
5. 관광객 유혹하는 제주도 대표음식

지난 8일 찾아간 민물매운탕거리 내 음식점들은 성황을 이뤘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 물놀이를 나온 피서객들도 상당수였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피서객은 “가족들과 화양계곡에 왔다가 나가는 길에 들렀다”며 “포천에도 민물매운탕이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기 매운탕이 더 맛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중 인기, 성수기 따로 없다
취재진이 찾아간 한 음식점 주인은 “지금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사시사철 항상 손님들이 찾아온다. 굳이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한다면 여름이 성수기고, 겨울이 비수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름철에는 쉴 틈 없이 매운탕을 끓여낸다. 이렇게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고 황급히 주방으로 돌아갔다.
괴산군 향토음식거리는 2009년 조성됐지만 사실상 지정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이곳에 있는 음식점들은 대부분 20년 넘게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단지 향토음식거리로 지정되면서 상징물이 세워지고 개별 음식점에 시설개선사업비 저리 융자 등 약간의 혜택이 있을 뿐이다. 이곳에 있는 9개 업소는 대물림 업소거나 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업소들로 나름대로의 비법을 가지고 매운탕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요리전문가도 괴산 민물매운탕의 맛을 인정했다. 취재에 동행한 신은경 충청대 식품영양외식학부 겸임교수는 “향토음식거리 내 음식점들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 맛을 내고 있다. 지역에서 내려오는 매운탕 조리법이 비슷한데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좋은 식재료를 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 교수는 민물매운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괴산 민물매운탕의 주재료는 메기와 동자개, 그리고 시래기다. 육식성인 동자개는 간 기능을 개선시키고, 스테미너를 높여주는 식재료다. 메기 또한 단백질과 비타민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보양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무청으로 만든 시래기는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고, 식이섬유와 칼슘, 철을 공급할 수 있는 우수한 식재료”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제한적이고, 향토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향토음식점거리를 찾는 손님의 연령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음식점 주인은 “대부분 가족단위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아이들을 데려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주)경영문화연구원 안김 대표는 “아이들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추가 메뉴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호불호가 명확한 매운탕 외에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일반 상품도 추가하는 것이 고객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민물생선까스, 도리뱅뱅이와 샐러드 등 구체적인 아이템을 제시하기도 했다.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적극적인 홍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괴산군에서 제작한 관광명소 팜플렛에 향토음식거리를 소개하고, 충북도가 제작한 맛집 책자 한면에 소개되는 것 정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홍보의 전부다. 이 밖에는 음식점 대표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 때 시식코너를 운영하는 것 정도다.
김 대표는 “산막이 옛길 등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상품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향토음식거리 내 업종간 협업을 통해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아이들 놀이공간이나 쉼터 시설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경영문화연구원 ‘안김’ 대표
소상공인협동조합 활력지원단 컨설턴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컨설턴트
노인인력개발원 자문위원
충북대 경영학 석사

충청대 식품영양외식학부 겸임교수
중소기업청 소상공인협동조합 심사위원
한식·중식·일식 등 10종 자격 보유
초당대 조리전공 이학석사
호남대 경영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