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발생률도 1위…2012년 충북, 호흡기 진료 급증
전문가 … “원인 단정 못하지만 조사 시급하다” 주장

▲ 청주시가 이달부터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운행하고 있는 고압 살수차.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봉책보다 오염원과 주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가 우선이라고 역설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전문가들이 미세먼지가 폐렴의 원인이 되고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하는 가운데 충북지역에서 관련 질환이 전국평균치 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폐렴과 폐암 발생률도 전국 평균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선 충북지역의 미세먼지 농도와 관련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와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충북도내에서 15개 주요 상병 중 폐렴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1만4425명에 달했다. 이는 2008년 폐렴으로 인한 진료 인원 7232명에 비해 2배 증가한 수치다. 입원진료비도 급증했다. 2008년 기준 121억3433만원에서 2012년 243억4163만으로 21배 증가했다.

또 폐렴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수치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도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2012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도내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21.8%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 13.8%보다 월등히 높고 16개 광역시도중 제일 높은 수치다.

폐 면역방어체계 방해

미세먼지와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폐암 발생률도 전국 평균을 크게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지역암센터(암등록본부장 김헌)가 펴낸 ‘충청북도 암 발생률및 사망률 2011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해 도내에서 868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를 조발생률로 환산하면 56.2로 전국평균 43.4 보다12.8 높은 수치다.

여기서 ‘조발생률’이란 해당 관찰 기간동안 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 환자수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인구 10만명당 발생하는 암 환자수를 나타낸다. 따라서 인구 10만명 당 충북도내에서 12.8명이 폐암에 더 걸린 것이 된다.

반면 충북지역의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 발생 수준보다 낮았다. 2011년 한해 전국 평균은 인구 10만명당 319.8명이 암에 걸렸지만 충북지역은 이보다 6명이 적은 313.8명에 불과했다.

미세먼지는 사람의 폐 속으로 바로 들어가 호흡기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선 미세먼지가 기관지염, 비염, 폐렴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는 노인사망의 주 원인중 하나인 노인성 폐렴의 원인이 된다. 폐렴에 걸리기 되면 기관지가 쉽게 마르게 되고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용이해 진다. 이로 인해 독감으로 이어지거나 알레르기와 천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에는 증세가 악화된다.

충북대학교 예방의학과 김헌 교수는 “미세먼지중 화학물질 성분이 수분을 만나면 화학작용을 통해 강한 산성을 띄게 된다”며 “폐속으로 침투한 미세먼지 물질은 그 자체로 장기를 부식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세 먼지가 천식이나 폐렴의 직접 원인이 되는 물질이지만 장기를 부식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유발 물질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 면역방어체계가 방해받기 때문에 폐렴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높은 수치의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에 1년 이상 노출된 사람은 폐렴으로 입원할 위험이 2 배 더 높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아침운동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에선 아침운동을 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수분과 결합한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오창산업단지와 청주산업단지의 경계인 미호천은 안개 상습지역이다. 청주에서 오창산단으로 출근하는 노동자 A씨는 “삼일에 하루 꼴로 안개가 끼어 있다”며 “심할 때는 시계거리가 30m가 안될 때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건강영향평가 조사가 우선

▲ 충북대의대 김헌 교수. 충북지역암센터 암등록본부장인 김 교수는 ‘충청북도 암 발생률및 사망률 2011’ 통계자료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한해에 충북도내에서 868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를 조발생률로 환산하면 56.2로 전국평균 43.4 보다12.8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이런 면에서 미세먼지가 주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창산단과 청주 산단은 디클로로메탄과 같은 발암의심 물질이 대량으로 배출 된 지역”이라며 “이런 화학물질이 수분과 결합해 강한 산성물질로 전환하고 이것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미세먼지와 대기중 화학물질이 지역 주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현재로서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이는 오로지 건강영향 역학조사를 통해서만이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지난 4월 충북대학교 예방의학과 동료 교수인 B씨가 청주시에 해당 연구용역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며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김 교수는 청주 산단지역에의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해 최종보고서를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했다. 이는 청주산단지역의 화학물질이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최초 보고 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교수는 조만간 보고서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대처는 이렇게
일기예보처럼 사전예보제 시행…황사마스크도 효과

환경부는 현재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세먼지 농도를 예보하고 있다. 또 건강영향이 더 큰 초미세먼지도 예보할 예정에 있다.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오염도실시간시스템인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에 접속하면 해당 지역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문자서비스를 신청할수 있다. 환경부는 학교나 어린이집, 병원 등 기관별 담당자에 해당 서비스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실시간 농도가 81㎍/㎥를 초과하면 지역별로 경보를 발령한다. 경보단계는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등 3단계로 구분된다.

환경부는 경보내용이 ‘약간 나쁨’ 이상 단계가 되면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자등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장한다. 부득이 외출 시에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황사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주문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황사마스크는 초미세먼지 까지 차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인증받은 업체를 확인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해당 제품 정보를 알 수 있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생하면 가정에선 창문을 닫고 대청소 등은 자제해야 한다. 청소 과정에서 오히려 미세먼지가 날릴 수 있고 호흡기를 통해 신체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학교 등 교육기관은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운동으로 대체해야 한다. 또 안약, 아토피연고, 인 해일러 등 상비약을 구비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도 안내해야 한다.

축산 농가는 방목장의 가축은 축사로 대피시켜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또 비닐하우스나 축사의 출입문과 창문을 닫고 야적한 건초 등과 같은 사료도 천막 등으로 덮을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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