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단 GD 인근 10여 그루 나뭇잎 타들어가기 시작
벌써 5년째… 환경단체, 시료 분석·독성 평가필요 주장

▲ (주)GD 인근 은행나뭇 잎 괴사 모습. 잎의 끝 부분분터 붉게 타들어가고 있다.
▲ 청주시 사직동 대로변 은행나무잎 괴사 모습. 잎 전체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지난해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던 (주)GD 청주공장 인근 은행나무 잎이 또 다시 괴사하고 있다. 은행나무 괴사 현상은 이 달 초부터 육안으로 관찰됐다. 이 현상은 불산을 취급하는 (주)GD가 입주한  2009년 이후 5년 째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산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시료 분석을 통해 독성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청주시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충청리뷰는 은행나무 잎 고사현상과 불산과의 연관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불산 사용업체 인근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왔다. 관찰 결과 청주산업단지 내 (주)GD 주변 은행나무 잎이 고사하는 현상이 6월 초부터 관찰됐다. 지난해 고사한 은행나무를 대신 해 새로 식재한 어린 은행나무에서 이런 현상이 최초 관찰됐다. 새로 이식된 나무라는 점에서  적응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6월 둘째 주부터 기존에 있던 은행나무에서도 괴사 현상이 관찰됐다. 괴사를 시작한 은행나무 잎은 잎 끝부분부터 안쪽으로 타들어가는 공통적인 모습을 띄었다.

또 다른 곳에서 은행나무 잎이 고사한 모습도 관찰됐다. 청주시 사직대로 4차선 도로 가운데에 있는 은행나무 유독 한 그루의 나뭇잎이 전체가 말라 있었다. 하지만 GD 인근의 나뭇잎이 괴사하는 모습과는 양상이 달랐다. 이 곳의 나뭇잎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잎 전체가 동시에 말라가는 모습을 띄었다.

나뭇잎 괴사와 불산의 평행이론

전문가들은 잎 끝부분부터 시작해 안쪽으로 붉게 타들어가는 은행나무 괴사 현상의 원인으로 불산을 지목한다. 산림청 산림생태연구과의 김선희 박사는 지난해 충청리뷰와 인터뷰를 통해 불산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기도 있다.

김 박사는 당시 불산이 아닌 염화칼슘에 토양이 오염됐을 경우 영양공급에 차질이 생겨 나뭇잎이 고사하는 데 이 경우 나뭇잎이 적갈색으로 고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갈변을 띄며 고사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박사는 암모니아 가스나 염소가소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은행나무 잎이 고사하는 데 이 경우 흑색 반점을 띄며 고사한다고 설명했다. 염소가스에 노출될 경우에는 반점을 띄며 고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불화수소가스(불산)는 잎의 기공을 통하여 들어간 후 세포에 흡수되거나 물에 녹아 통도조직을 통하여 잎의 선단부에 이동 축적된다. 불화물이 유해한 농도로 축적되면 선단부에서 조직의 괴사나 황화현상 또는 양자를 합한 독특한 증상이 잎 끝이나 가장자리에 뚜렷하게 나타난다. 은행나무 잎의 불화수소 피해증상으로 잎 선단이 적갈색으로 변하고 녹색사이가 황색으로 변하여 녹색, 노랑, 적갈색의 무늬를 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이에 따라 충청리뷰는 지난해 도내에서 불산을 취급하는 업체를 일일이 탐문 관찰한 적이 있다. 관찰 결과 불산을 취급하는 (주)SK하이닉스와 (주)지디 청주공장이외 4개 업체 주변에서 은행나무 가로수 모두가 잎의 선단부가 붉게 타들어가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당시 확인된 곳은 청원군 옥산면 남촌리에 위치한 (주)에스피텍, 진천군 이월면에 위치한 (주)제니스월드, 증평읍 미암리에 위치한 (주)신성솔라에너지, 청주 산단에 위치한 (주)에이텍정밀화학이 위치한 곳이다. 

또 GD 인근 괴사한 은행나무 잎에서 구미시 휴먼글로벌 불산유출 사고에 버금가는 불소가 검출되기도 했다. (사)시민환경연구소가 2012 11월 GD 인근에서 고사한 은행나무와 담쟁이 넝쿨등에서 채취한 나뭇잎의 불소이온농도를 분석한 결과 1,958㎎/㎏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구미 휴먼글로벌 불산유출 사고당시 인근 150m 비닐하우스 메론잎 수치 1,002㎎/㎏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이에 대해 원진녹생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부소장(보건학박사)은 “이 농도는 사고 후 어느 정도 시일이 경과된 후의 농도이기 때문에(불소에어로졸의 반감기는 12일 정도로 추정한다) 사고 당시는 이보다 훨씬 심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부소장은 이어 “일상적인 소량의 유출가능성도 있지만 결과로 나타난 농도수치가 순간적인 누출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증거”라며 이에 대해 전문적인 조사와 환경영향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한편 청주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나뭇잎 괴사 현상이 있다는 것은 미쳐 파악하지 못했다”며 “GD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추후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디클로로메탄 커피‧전자파 비유… ‘잘못됐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인터뷰

이윤근 박사는 구미 휴먼글로브 불산 누출 사고 당시 현지 조사에 참여했다. 현재 (주)GD불산누출 사고 이후 청주와 청원지역의 유해화학물질 관리실태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분야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지금까지 청주와 청원에서 3번의 강연회와 토론회에 참여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사이에 벌어진 발암물질 논란에 대한 이 박사의 생각을 옮긴다 (편집자주) 

“디클로로메탄은 발암물질이 아니다”라는 주장과 “오창지역은 죽음의 땅”이라는 표현에 대해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것은 등급별로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건강영향과 관련해 관리하고 있는 것은 2그룹까지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디클로로메탄을 발암물질로 해서 관리가 필요한 물질로 보는 것은 정당한 기준이다. 오창 지역의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죽음의 땅인지 염려가 되는 정도의 수준인지 괜찮은 정도인지는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물질과 배출되는 물질에 대한 독성학적 평가를 해봐야 알 수 있다. 아마 조사를 해보면 실제 규정하고 있는 1급 발암물질이 나 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은 조사 후에 판단 할 수 있다.

“디클로로메탄은 커피나 전자파 정도의 위험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디클로로메탄은 발암확정 물질이 아닌 것은 맞다. 정확히 표현하면 발암의심 물질이다. 이 두 물질을 합쳐 보통 발암물질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구분할 필요가 없다. 굳이 구분하는 것은 법적인 관리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지역주민과 건강영향과 관련해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디클로로메탄을 커피나 전자파 수준의 위험에 비교한 것은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 커피나 전자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이다. 디클로로메탄은 실제로 접하는 정도의 농도나 기준이나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커피나 전자파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처럼 디클로로메탄을 접한다면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

불산 사용업체 인근 나뭇잎이 고사하고 있다. 대책은?

 우선 나뭇잎이 고사한다고 하면 고사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나뭇잎 고사는 대기오염에 의한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주변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가 어떤 것이 있는지 추적돼야 되고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고사된 나뭇잎을 분석해서 중금속이든 아니면 기타 주변에 있는 불산이든 유해가스에 의해서 고사가 됐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일차적으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시료에 의한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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