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당 지지도 ↓…공천 후유증도 악재

충북지역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했던 6·4 지방선거 일정을 재개했으나 대형참사 여파가 선거판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당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공천 후유증까지 겹치면서 안팎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 역시 참사 여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 공천 후유증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 박근혜 대통령 프리미엄

새누리당은 오랫동안 고공행진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와 당 지지도의 추락에 따른 경쟁력 하락세를 맞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대에서 40%대로 떨어졌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전 대비 11%포인트나 하락한 48%를 기록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큰 변화폭이다. 당 지지도 역시 대형 참사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충북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여기에 당 지지도까지 야당을 크게 앞서면서 세월호 참사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참사 이후 대통령과 당 지지도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광역은 물론 기초선거까지 곳곳에서 접전이 점쳐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프리미엄 효과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새누리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해 혈안이 됐던 각 후보들이 친박 프리미엄이 없다고 판단, 박 대통령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 공천 후유증도 악재

새누리당은 비례를 제외하고 광역과 기초선거 출마 후보자 공천을 마쳤다. 충북지사선거에 4명이 경합을 벌이면서 흥행몰이를 예고했으나 주자들의 중도하차 등으로 실패했다. 나머지 선거별 공천과정에서 내홍이 이어졌다.

당 지지도가 고공행진하고 정치지망생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커질 후유증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지방선거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후폭풍이 우려됐다. 일단 후유증이 겉으로는 수그러든듯 하지만 여진이 내재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천과정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아 지지층 이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원은 “여느 선거 때보다 후유증이 크다. 공천과정에서 실망한 지지세력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야당 반사이익()…역풍될 수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참사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까. 대형 참사로 인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자유롭지 못하다. 참사 이후 여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야당 지지도가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야당도 대형 참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적절한 시기에 ‘세월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고리로 정권심판론을 띄울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분노가 야권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칫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책임론, 정권심판론을 거론하면 불행한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공천후유증도 걱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비해 후유증이 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곳곳에서 공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 선거일까지 새 변수는

세월호 참사는 전혀 예기치 못한 지방선거 변수였다. 총체적인 부실로 드러난 대형참사에 이번 지방선거가 묻히고 말았다. 향후 선거일까지 여야 모두 선거운동에 임하면서도 신중하고 자제하는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대형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이 예상되지만 이번 참사가 가져온 지방선거에 미치는 악영향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들에게 미친 대형 참사에 따른 충격파가 워낙 컸기에 웬만한 돌발적인 변수가 나와도 선거판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한 정치권 불신, 정부 불신은 투표율 하락을 초래할 수도 있다. 투표율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여야 중 어느 쪽이 유리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6일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속리산 법주사에서 봉축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이시종 충북지사(왼쪽)와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지사 예비후보(오른쪽)가 관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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