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 현관서 악수 선관위 조사

충북도와 제천시가 노인 일자리 사업 발대식을 주최하면서 참석 유권자들에게 ‘억지’ 악수를 강요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16일 제천시에 따르면 전날 제천문화회관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사업 발대식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최명현 제천시장, 김호경 제천시의회 의장 등 지역 인사들과 노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제천 지역 노인일자리 사업 수행 기관 4곳과 사업 참여 노인들이 모여 원활한 사업 추진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행사가 끝난 뒤 불거졌다. 행사 진행을 하던 사회자가 “도지사와 시장이 여러분과 인사를 나눌 것”이라며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사회자가 그런 말을 하는 사이 이 지사 등은 행사장 뒤쪽(무대 정면) 출입문 앞에 ‘도열’했고, 주최 측 관계자들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노인들을 그곳으로 유도했다.

이 지사와 최 시장, 김 의장이 나란히 서서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노인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좌우측 출입문 3개는 모두 닫혀 있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한 참석자는 “노인들이 뒤쪽 문으로 몰리면서 줄이 길어져 다른 문으로 나가려 했으나 주최 측 관계자가 제지했다”며 “좌우 측 출입문은 열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에게 6·4 지방선거 입후보예정자인 이 지사와 최 시장, 김 의장과의 악수를 사실상 강요한 셈이어서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행사가 끝날 무렵 도 관계자가 ‘가시는 길에 도지사가 인사를 할 테니 조금 있다가 일어서 달라고 요청해 달라’는 메모를 사회자에게 건넸다”며 “사회자는 도 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그런 멘트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모를 전달한 도 관계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도 관계자 역시 “누가 메모를 전달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시 문화회관 관계자는 “유료 공연이라면 대공연장 일부 출입문을 걸 수도 있으나 이날 행사 때는 걸지 않았다”며 “좌우측 출입문이 닫혀 있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천시 선관위 관계자는 “당일 행사에서는 뒤쪽 출입문 1개만 열려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입후보예정자가 선거운동 목적으로 행사장에서 선거구민과 악수하거나 명함을 돌리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우선 확인한 뒤 충북도 선관위 보고를 거쳐 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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