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해마다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지역 경제계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의 몰락으로 대표된다. 이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대형유통사 진출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건설분야가 침체돼 있는 반면 산업분야에서 수출은 D램 값 상승이 주도한 하이닉스의 선전으로 소폭 상승했다. 경제 관련 지역 이슈를 되짚어본다.

민영화 ‘득일까’ ‘실일까’ 1년째 논란 지속
2월 계약 파기…정부 민영화 재검토, 내년 4월 판가름

“국토교통부가 에어아시아 코리아 설립 허가를 제때 내준다면 내년 10월부터는 청주공항에서 항공기 운항이 가능할 것.”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도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시아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그룹의 한국 자회사 유치를 제안했다. 에어아시아 한국지사를 청주공항에 유치할 경우 공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청주공항활성화를 위해 가장 바쁘게 뛰는 사람 가운데 한명이 이욱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일 것이다. 이 국장은 대표적인 공항 민영화 찬성론자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 민간이 운영할 것으로 점쳐졌던 청주공항은 인수절차를 밟던 청주공항관리가 잔금납부기한을 지키지 못해 계약이 파기되며 표류하기 시작했다. 민영화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해 온 이 국장은 충북도의 미지근한 대응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당시 충북도가 제시한 지분참여 비율(5%)도 주도적으로 공항운영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실패로 돌아간 청주공항에 대한 매각 재추진은 내년 4월께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9월 착수한 용역결과가 그때쯤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민영화에 대한 도민들의 여론은 극명하게 나누어진다. 최근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청주공항 활성화라는 불투명한 기대와 달리 민영화에 따른 요금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후 정부의 민영화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민영화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세종시 관문 공항으로서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역 사회를 강타한 재경사업가의 몰락
알앤엘바이오 상장폐지, 라정찬 회장 구속

올 한해 충북 출신 기업인들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된 인물이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일 것이다. 라 회장의 몰락은 지역 경제계는 물론 정치계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김종율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라 회장이 건넨 로비자금을 가로챈 일로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때 줄기세포 관련 산업 대표주자였던 라 회장이었지만 그가 운영하던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5월 상장 폐지됐고, 그 자신도 영어의 몸이 돼버렸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473만주를 처분해 140억원 상당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회장은 회사 운영과는 별개로 성추행건에도 연루되며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처조카가 10여 차례에 걸쳐 이모부(라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를 고소한 것이다. 이후 또 다른 여성도 라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추가 진술했다.

라 회장의 추락은 충북도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초정스파텔에 아토피 치료센터는 구축하고, 피부케어, 안티에이징 등 줄기세포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호언한 초정베데스다 스파텔(옛 초청스파텔)이 표류하게 된 것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이미 라정찬 지우기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케이스템셀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 이형승 전 IBK투자증권 사장을 대표로 세우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우선 자산을 매각해 1400억원대에 이르는 부채를 일부 해결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자산 리스트에는 초정베데스다 스파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난파선 청주상의, 빠르게 안정 찾아
연초 임원진 동반 사퇴, 비대위 노영수 회장 추대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렸다. 조직을 재정비해 청주상공회의소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 지난 3월 취임한 노영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이다. 도내 최대 경제단체인 청주상의는 올해 최대 위기를 맞았다. 현 회장이 내부 반발로 물러나는 사상 유례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태호 회장에 이어 21대 회장으로 추대된 오흥배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불명예스럽게 자진사퇴했다. 갈등의 시작은 이태호 전 회장이었다. 오 회장은 자신이 취임한 후에도 사무처 직원들이 자신을 회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 회장이 사무처를 장악하고 있다는 확신을 했다.

오 회장은 중심인물로 당시 사무처장을 지목하고 전보 발령을 냈지만 노동위원회가 복직판정을 내리면서 갈등은 더욱 커져갔다. 그러던 지난 1월 청주상의 부설기관인 ECRC(전자상거래 지원센터) 사업비와 관련된 ‘비자금 의혹’이 제기됐고, 내부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는 과정에서 오 회장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오회장과 부회장단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부회장단과 상임의원들은 동반 사퇴를 결의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의원총회에서 해임안을 상정하겠다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리고 지난 2월 21일 임원진과 함께 오 회장도 결국 사퇴했다.

집행부의 공백에 따라 비대위를 구성한 청주상의는 3월 노영수 (주)동화 대표를 차기회장으로 추대했다. 노영수 체제 8개월, 청주상의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영수 체제 전환 후 청주상의는 회원서비스 강화와 지역현안 해결 등 본연의 업무를 강조한 조직개편(회원사업부·조사진흥부 신설)을 단행했고, 연간 최대 100억원이 투입되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사업을 맡기도 했다.

창립 50주년 새마을금고, 충북에선 최악의 해
불법대출·부실경영으로 얼룩…서민금융 신뢰 무너져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처음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여는 등 저축은행의 추락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며 대표적인 서민금융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역 내 새마을금고의 위상은 나락으로 떨어진 한해였다. 조홍래 새마을금고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은 "신뢰를 되찾고 다시 뛰겠다"고 50주년을 맞은 포부를 밝혔지만 지난 1년의 성적은 참담했다. 지난해 말 터진 100억대 불법대출을 시작으로 새마을금고 임원이 고객 돈 5억원을 빼돌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한 설립 당시부터 우려를 낳았던 한 새마을금고는 부실경영으로 인해 최근 인근 새마을금고에 자산부채이전방식으로 합병됐다. 이 금고의 부실경영은 예금주들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부실대출만 150억원에 정상적인 금융기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62.7%의 연체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 새마을금고 설립을 사실상 추진하고 실질적인 이사장으로 행사해 온 민 모씨는 불법 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충북지역본부는 감독을 강화해 서민금융의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연이어 터진 사건으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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