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첫 선포식, 후원회원제 모금 방식 변화

“1953년 모금을 시작한 이래 처음 준비한 행사입니다. 많은 사람이 참석해 적십자 회비가 정말 소중한 곳에 쓰인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회비 강제모금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충북적십자사)가 성금모금 홀로서기를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난생처음 성금모금 행사도 마련하고 모금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발품을 팔아 직접 적십자 회비 지로용지도 배달하고 있다.

충북적십자사는 10일 오후 1시 청주 철당간 광장에서 ‘2014년도 적십자 회비모금’ 첫날을 맞아 성금모금을 널리 알리는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성금모금 행사는 시북적십자사가 1949년 문을 연 이래 처음이자 모금을 시작한 1953년 이후 60년만의 일이다. 사실상 홀로서기를 위한 첫 걸음인 셈이다.

성금모금 방식에도 변화를 꾀했다. 모금 목표액에서 자치단체(공무원)에 의존했던 일반회비의 비율을 줄이고 자체모금 후원회비의 비율을 대폭 늘렸다. 매월 3만원 이상 후원 사업장에 명패를 달아주는 ‘희망나눔 명패달기’와 학생이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희망나눔 천사학교’ 등 다양한 모금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 이시종·이기용·성영용의 ‘덕담’

여러 가지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성영용 적십자 충북지사 회장이 모처럼 한곳에 모여 덕담을 나눴다.

10일 오후 청주 철당간 광장서 열린 ‘적십자 충북지사 2014년도 회비모금 선포식’에서다.

이날 행사장을 방문한 3명은 서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네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충북도정의 목표인 도민 모두가 행복한 ‘함께 하는 충북’은 적십자 봉사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적십자 활동을 이끄는 성 회장과 이를 적극 뒷받침하는 이 교육감에게 감사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 교육감도 화답했다. 축사를 통해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주신 (한적 충북지사)명예회장 이시종 지사님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고교 후배인 이 지사를 언급할 때마다 ‘존경하는∼’이란 표현을 썼다.

성 회장도 “적십자 ‘희망풍차’를 모든 도민의 힘으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점 잊지 않겠다”며 이 지사와 이 교육감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교육감은 이 지사가 의자에 앉기 전 행사 리플릿을 건네주며 ‘친근함’을 과시했고, 이 지사는 기념촬영 순서가 되자 이 교육감과 성 회장에게 "이쪽으로 오세요"라며 자리를 안내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이 지사와 새누리당의 범여권 예비주자인 이 교육감은 내년 충북지사 선거에서 맞붙을 가능성 때문에 ‘정적’ 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민선 5기 출범 직후 전국 최초의 의무교육대상 학생 무상급식 시행을 선언할 때만 해도 이 지사와 이 교육감의 우애는 두터웠다.

하지만 지사 출마 의지를 굳힌 이 교육감의 ‘광폭행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을 시도하면서 도교육청과 도의회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이 지사와 이 교육감의 관계도 틈이 벌어진 것으로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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