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희망 ‘청소년 500인 정책 타운미팅’ 참석자들 이구동성

▲ 엄경출 충북교육발전소 사무국장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서 즐거웠고 답답했던 점을 말해서 후련했다” (산남중 3학년 박규호)
충북의 청소년 200여명이 모여 그들이 희망하는 청소년 정책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청소년 정책타운미팅’이 지난 11월 16일 청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뜨거운 열기속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충북지역 청소년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아서 성사됐다. 충북교육발전소를 비롯하여 충북아동청소년포럼,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충북지역아동센터연합회, 서부종합사회복지관등 다양한 기관 및 단체가 함께 했다. 주관을 맡은 한국P&C연구소는 참여와 합의를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기관으로 재능기부를 해주었다.

접수처를 통해 확인해보니 토론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들까지 다양했다. 학교밖 청소년들도 10여명이 참여하고 있어 청소년이라는 범위가 학생만이 아니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처음 만났고 또 나이가 다른 청소년 200명이 처음 조를 나누고 테이블에 앉았을 때의 어색함은 총 진행을 맡은 김예식대표(한국P&C연구소)의 노련한 진행으로 재기발랄한 아이들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무엇보다 20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잘 집중하고 토론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조별로 터실리테이터(진행자)의 진행 아래 조원 모두가 돌아가면서 발언을 했으며, 빅마우스가 발언을 독점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모아진 의견 속에 자기 의견이 반영된다는 점은 기존의 토론방식과는 큰 차이를 있었다. 이런 점이 참가자들의 적극성을 끌어올렸다.

“처음으로 타운미팅이라는 것을 접해보았고 200명이라는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토론을 해보게 되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 매우 신기하였고 모든 조원들이 다 의견을 낼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뜻 깊었던 시간이였던 것 같다.(충북여고 1학년 박소영)


‘청소년들이 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 불편함’에 대해 첫 번째 토론에서 청소년들은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봇물처럼 쏟아 내었다. 우선순위를 매기지는 않았지만 ‘경쟁위주의 입시교육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증가’ ‘ 비민주적인 학교운영’, ‘교사의 지도 문제’, ‘학교시설 부족’등 학교와 학업에 관련된 이야기와 ‘청소년의 인권 무시’등 어른과 사회적 시각에 대해서도 서로 공감하면서 이야기 되었다. 이 시간을 통해 청소년들은 서로 자신만이 힘든게 아니구나를 느끼고 또 다른 친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로 ‘이러한 어려움과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지나친 교육열’ ‘가족친구와의 대화부족’ ‘ 어른들의 학생들에 대한 이해와 인정 부족’ ‘청소년 정책의 부재’등등 구체적인 생활속 불편과 연계하여 어른들도 쉽게 끄집어내기 어려운 원인을 쏙쏙 찾아내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청소년을 위해 꼭 하고 싶은 정책,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대안적인 질문에는 ‘명문대 위주의 채용 문제를 바로 잡겠다’ ‘체육과 예술활동을 늘리겠다’ ‘등하교시간을 조절하겠다’‘벌점제, 상대평가등 불필요한 교육제도를 폐지하겠다’ ‘학교시설, 환경을 개선하겠다’ ‘낮잠시간 확보등 학생휴식시간을 늘리겠다’등등 이루어진다면 청소년들이 행복해지겠구나 생각되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제가 학교에서 생활해보니까 청소년들은 삶에 대해 불만이 많다. 그런데 정작 그것을 바꿀 수 없다. 그냥 시키는대로 해야한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불만사항과 함께 바람을 말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고 그것들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대성고 1학년 김한빈)

이들의 바람처럼 청소년들이 행복해기를 기대한다.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 공간을 열어주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