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배움의 공동체 이끄는 한은순·한영욱 교사

올 9월에 청주교대에서 배움의 공동체 연수가 열렸다. 자발적으로 80여명의 교사들이 동참했다. 1박 2일 동안 타 지역 교사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수업을 연구했다. 이후 2번 배움의 공동체 충북지역 연수를 열었고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고정적으로 모이고 있다. 매월 둘째주 수요일마다 충북교육발전소에서 배움의 공동체 모임을 갖고 있다.

▲ 한은순 교사는 교사가 교실 문을 연다는 것 자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순 충북지역 배움의 공동체 대표(원평중 교사)는 “아직까지는 느슨한 연대다. 배움의 공동체는 수업을 바꾸는 게 일차목표다. 지금 교사들이 할 수 있는 건 학교를 개혁하는 것보다 우선 수업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교사가 교실 문을 열려고 하고 있다. 이를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변화는 더 빨리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영욱 사무국장(수곡중 교사, 교원대 정책대학원 석사과정)은 “타 지역에서는 이미 바람이 많이 불었다. 충북은 늦게 시작한 편이다. 현재는 네트워크 수준의 모임이다”라고 말했다. 전국 배움의 공동체는 1년에 1번 일본의 사토마나부 교수를 초청해 강연회를 연다. 올해는 지난 8월 14일 광주대에서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당시 충북지역 교사 14명이 참여했다. 한 사무국장은 “흔히 진보진영은 기초학력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기조가 있고, 반대로 보수진영은 끊임없이 수치화를 통해 줄세우기를 시도한다. 배움의 공동체는 기초학력 높이기에 대한 정확한 철학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 한영욱 교사는 학교가 바뀌기 위해 교사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수업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 제도가 안정화되면 더 이상 기초학력 증진에 대한 욕구가 없어진다고 한다. 유럽에서 이미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는 교육의 공공성 측면에서 기초학력을 높여야 한다는 부분을 간과하지 않는다. 학교와 학생이 학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제 결과가 좋지 않다면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

이는 기술이나 방법을 연마하는 게 아니라 고정된 수업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다. 한 대표는 “동일한 교과를 보는 것도 의미 있지만 타 교과 수업진행을 보면 교과 간 연계성을 찾을 수 있다. 교사가 교과서 안에 갇히기 쉬운데 통합 수업을 통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사무국장은 “용인에 있는 흥덕고를 갔는데 정말 새로운 풍경을 봤다. 소위 하위 5%아이들이 가는 학교인데도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한명도 졸거나 눕지 않았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아이들끼리 수업에 대해 거침없이 대화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고, 틀렸더라도 이를 모두가 인정했다. 배움의 회복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도입한 흥덕고는 학생들의 성적 또한 향상됐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흐름이 있었다. 혁신학교를 통해 이른바 수업과 학교를 바꾸는 적극적인 시도도 있었고, 학교 문화를 바꾸자는 ‘새로운 학교’연대도 구성됐다. 배움의 공동체에 대해 한 대표는 “퇴직하는 날 되돌아볼 것 같다. 그 때 기술과 테크닉으로 아이를 가르쳤다기 보다 어떠한 철학으로 아이들을 바라봤는지 생각하고 싶다. 교실 안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남과 더불어 함께 공부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 사무국장은 “과거 교사에게 배운 방식을 뛰어넘어야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배우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교사가 아이들을 믿어야 하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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