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소화·지역 안배 '심사숙고' 화합적 자율 통합 무게

문화예술계에 있어 청주·청원 통합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 예술단체 간 통합이다. 큰 틀에서 통합이란 표면적 문제와 달리 단체 간 통합은 사무국 조직과 사무실, 예산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내놓은 청주·청원 통합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청원군과 청주시 소재 민간단체 중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받거나 공공성이 강한 단체 중 중복되는 단체가 39곳이다.

단체 현황은 사회단체와 보훈단체, 여성 관련 단체, 농업 관련 단체, 복지 관련 단체, 주민단체, 문화예술관련단체 등으로 구분돼 조사됐으며 이중 민간예술단체는 예총과 민예총, 문화원을 꼽을 수 있다.

◇ 민간 문화예술단체

문화예술단체 통합은 대체로 자율적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주·청원 통합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이후 화합적 통합을 하는데 민간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만큼 통합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러운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예술단체로 역사가 깊고 회원 수도 가장 많은 예총은 청주예총과 청원예총이 운영되고 있다. 각각 예술분야별로 10개 협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예술제와 회원전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내부적으로 통합에 대한 합의는 없지만, 대표성을 갖고 하나의 예총으로 움직이려면 청주나 청원예총의 현 대표 임기도 보장한 후 통합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예총의 경우 청주민예총과 청원민예총이 있지만 2010년 청주·청원 통합이 거론될 때부터 통합에 찬성하며 내부 정리가 된 상태다. 회원 수가 예총보다 적어 통합이 유리한 편이다.

문화원은 통합에 따른 이견이 있다. 청주문화원과 청원문화원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한 향토성 짙은 민간단체이다 보니 예술단체와는 다르다는 견해이다. 또 현재 재임중인 원장의 임기가 각각 달라 자율통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동원 청주민예총 회장은 “2010년 조건 없이 통합에 찬성하는 선언을 한 바 있다”며 “2014년 통합이 될 예정인 만큼 올 연말 총회에서 통합과 관련한 시기와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영애 청주문화원 사무국장은 “현재 청주문화원은 청주시 정책에 따라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30일 문화원 이사회를 개최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위원회를 중심으로 양 문화원이 통합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 기관·단체

민간단체가 자율적 통합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면 기관 단체는 시스템을 보완하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청주시와 청원군의 기관단체 현황을 보면 청주시 기관단체가 대부분이어서 시스템화된 지역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청주와 청원 지역에는 관에서 운영 지원하는 문화예술 기관이 크게 8곳이다.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은 예술 시설을 포함해 4개의 청주시립예술단을 운영하고 있고,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에듀피아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한국공예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와 내년 개관 예정인 청주시립미술관, 청원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청호미술관 등은 일원화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외에도 흥덕문화의 집과 청주문화의 집은 위탁운영을 통해 주민들의 문화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원군 이모씨는 “통합이 되면 문화적 차이가 심한 청원군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민간단체가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추후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지역 간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기관 단체부터 청원지역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의 안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0년 마산과 창원 등이 통합한 창원예총 김종석 사무국장은 “창원시가 3개 지역을 통합해 3년이 되었지만 민간단체의 경우 아직 통합하지 않고 각자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고 기관단체만 통합했다”며 “마산지역은 통합에 따른 소외감과 박탈감으로 갈등이 있어 재분리 요구도 나오고 있다. 재정압박도 심각하다. 예술단체의 성격상 서둘러 통합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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