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덕흠·민주당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에게 듣는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여부와 여야 지방선거 전략에 이목이 쏠려있다. 그런가하면 지역에는 청원·청주 통합비용 확보, 오송 역세권사업,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어느 때보다 현안이 많다. 최근들어 새누리당과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9월 26일 같은 날 각각 행사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지역발전위원회 출범식, 민주당은 변재일 위원장 취임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덕흠 새누리당 위원장과 변재일 민주당 위원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박덕흠 위원장은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문제에 대해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당 대표
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도 폐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폐지 찬성 이유를 물었더
니 그는 “내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은 군수도 민주당, 기초·광역의원들도 민주당이 많다. 그런
데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많이 봤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어떤 부작용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 이렇게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이유치고는 답변이 다소 궁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정당공천제 문제는 여성비례대표나 정당표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의 마지막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여론을 많이 들어보는 중이라고 했다. 이 여론에는 후보군에 관한 내용도
있는 듯했다. 모 언론에 보도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과 경청호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부회장 얘기는 와
전된 것이라고 했다.“이들을 영입하겠다고 말한 게 아니다. 기자한테 ‘예를 들어 이런 인물들도 출
마할 생각 있지 않을까’하고 물어본 것 뿐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명이 거론된 것에 대해 많은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어 통합비용이 정부예산안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힘을 합칠 것이라고 하면서도 민주당을 겨냥
해 싫은 소리를 했다. “4선인 송광호 의원한테는 도지사가 한 번도 부탁을 안했다고 한다. 노력을
안한 것 아니냐. 민주당에 청주·청원 지역구에 3선의원이 3명이나 있는데 이 사람들이 하면 되지.”
그는 출범식에서도 “통합시 예산지원과 관련해 청주·청원 대다수의 국회의원과 도지사, 청주시장,
청원군수, 청주시의회와 청원군의회까지 장악하고 통합시 출범에 대한 온갖 생색을 내던 민주당이 이
제는 ‘정부의 충북홀대라고 책임전가에만 골몰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자치단체장과 의회를 장악하고 통합에 대해 온갖 생색을 내던 민주당이 정부예산안에 통합예산을 반
영시키지 못하자 이젠 정부탓만 한다는 얘기다.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잘되면 야
당 덕, 안되면 여당 탓이라고 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송 역세권사업은 이미 포기하는 게 기정사실화 됐으나 대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다음에 말하겠다”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이시종 지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청주통합예산 국회에서 잘될 것”

변재일 위원장은 같은 날 도당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 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
기초단체장·의원 공천제 폐지는 잘 안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폐지입장 변함없는데 새누리당은 소극
적이다. 민주당이 이 문제를 끝까지 밀어붙였을 때 성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각론으로 들어가도 여성비례대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선거구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복잡한 문
제들이 정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합예산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국회예산심의 때 들어가는 게 모두 ‘쪽
지예산’은 아니라는 것. “쪽지예산은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구 사업을 위해 부탁해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예결위 소위에 들어간 의원들에게 예산을 부탁하는 쪽지를 보낸다는 데서 유래됐다. 그런데
통합비용은 정부예산 편성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의사결정이 잘못돼 반영이 안된 것을 심의할 때 들어
갈 것이다. 통합은 지역구 사업이 아니라 충분히 타당성있는 주요사업이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들
어가기 어렵다는 말도 맞지 않는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는 MB가 세종시 백지화 대안으로 내놓은 사생아라고 비판한 뒤 “기능지구에 국
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능지구 예산을 증액해달라는 게 충북도 요청이다. 이것이 잘 되도록 정치권
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송 역세권 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 이었다. 변 위원장은 “이 사업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
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청주에서 이용할 것인가, 영호남에서 이용할 것인가 대상이 정확하지 않고 막
연하다. 토지가는 높고 부동산 경기는 침체돼 민자사업자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역세권은 이미
상업·문화의 중심지 기능을 상실했고 전국적으로도 잘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덕흠 위
원장과는 달리 “이 지사는 청주·청원을 끌어들이면서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정치이슈화될 사
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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