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보다 서해·국산보다 남미 북유럽 수입산 선호

일본발 방사능 오염수 공포로 인해 전체 수산물의 판매가 뚝 떨어진 가운데 해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는 수산물 판매 동향과 수입산 비중 확대 등의 변화로 이어져 수산물 시장의 지각변동이 되고 있다.

◇ 일본해역과 조금이라도 더 멀어야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산물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지만 그나마 제철을 맞은 전어와 꽃게 등 서해산 수산물이 각광받아 매출이 급증했다.

이는 일본과 조금이라도 거리가 먼 서해산 수산물은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반면 동해와 남해산 수산물의 매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수산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삼치(남해) 판매가 61.5% 급감했고, 고등어(남해)와 꽁치(동해 또는 수입)도 각각 31.6%, 35.6% 줄었다. 오징어(동해)는 17.7% 감소했다.

반면 서해산 수산물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전어 매출은 무려 120.7% 증가하고 꽃게는 65.2% 증가했다. 또 해조류와 조개류도 각각 268.4%, 119.5% 급증했다.

◇ 국내산↓ 수입산↑… 수산물 희비

일본과 멀어야 안전하다는 심리가 수입산 수산물의 매출과 비중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가 발표한 8월 수산물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표 인기 생선인 고등어와 갈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30.6%, 11.8% 줄었다. 특히 명태는 매출이 무려 66.3%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노르웨이산 연어 매출은 56.5%, 에콰도르와 페루산 새우 매출은 48.1%나 증가하는 등 수입 수산물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미국과 캐나다산 랍스터 매출은 무려 831.5%나 폭증했다.

이같은 상황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수입 수산물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입 수산물 수입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며 2011년 이후 30억달러를 넘어섰다. 2000년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롯데마트의 수입 수산물 취급 국가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 미국·러시아·중국·베트남 등 4개국의 5개 품목에 불과했으나, 2013년 현재는 30여개 국가의 50여가지 품목으로 확대됐다.

◇ 인기 많던 선물세트도 외면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산물은 선물세트에서도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선물세트 매출은 187.6% 늘었지만 굴비세트는 44.8%에 그쳤고, 갈치세트는 -8.3%를 기록했다. 반면 한우갈비세트는 212.7%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다른 유통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롯데백화점이 이달 2~4일 추석 선물세트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옥돔·전복 같은 선어(鮮魚)의 경우 지난해보다 판매가 10% 감소했다. 과일세트 판매는 지난해의 배가 넘고, 정육세트도 85%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백화점은 고육지책으로 수산물 추석 선물세트를 10~15% 할인 판매하고 나섰다.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전에 선물세트 가격을 깎아주는 것은 처음”이라며 “방사능 유무를 철저히 점검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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