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법정 대수 22대, 실제는 8대뿐… 그나마 2대는 2년째 수리중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2005년 제정됐고, 이를 근거로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 도입이 의무화됐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상버스 확대보급과 이 버스 장애인 이용이 어려운 가운데 대안으로 떠오른 장애인콜택시 운영 또한 원활치 못해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한 장애인이 봉사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일반버스에 힘겹게 오르고 있다(왼쪽). 충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충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상버스 확대 보급을 요구했다.

충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는 최근 충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저상버스의 확충과 제대로 된 운영을 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충주에서 운행되는 버스 72대 중 저상버스는 법정대수의 11%에 불과한 8대다. 2005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충주지역 저상버스의 법정대수는 22대여야 한다.

하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법정대수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현재 운행되는 저상버스 8대 중 2대는 2년 전부터 고장수리의 이유로 운행되지 않고 있다.

또 운행되는 나머지 6대도 공휴일과 주말, 방학기간에는 휴차한다. 저상버스에 70~80명이 타는데 대다수 이용객인 학생들이 없으면 버스가 텅텅 빈다는 이유에서다.

장차연은 “이동의 권리는 장애인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이라며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이 있지만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용할 수 없다면 이것은 분명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市, 유지관리 예산 문제로 난색

이에 대해 시는 예산 등의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반버스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고, 운영비도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는 저상버스를 운영하는데 연간 1대당 2억원 가량의 운영비가 든다고 밝혔다. 때문에 법정대수인 22대를 운영하려면 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수반된다. 아울러 도로 폭, 회차공간, 도로 방지턱 등의 도로여건도 운행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저상버스는 대도시형 CNG(천연가스)버스가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충주시와 같은 경유차 저상버스는 주문 제작해야 한다”며 “저상버스를 도입하더라도 잦은 생산단종으로 유지관리가 어려워 충주시와 같은 중소도시는 저상버스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시가 도입한 저상버스는 단종돼 고장 시 원활한 조달이 어려워 신속한 수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로 현재 저상버스 확대보급이 어려운 실정이므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형 저상버스가 개발 보급되면 정부 계획 목표치까지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는 정부의 한국형 저상버스 개발 보급 전까지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시내버스 요금보다 저렴한 운임요금을 받고 있는 특별교통수단을 확대, 교통약자의 이동을 도울 계획이다.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 교통약자의 편의를 돕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 내에는 7대의 장애인콜택시가 운행 중이다. 지난해 4대였던 장애인콜택시는 올해 2대 증차계획이었는데 시가 3대로 늘렸다. 지난해 7월 도입 이후 지난 4월까지 2만 251명(누적 수치)의 장애인들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했다.

장애인콜택시는 장애 1, 2등급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장애인들이 3000여명이나 되고, 이용요금(5㎞이내 1000원)이 저렴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도입 당시 한 달 평균 1700여명이 이용했는데 현재는 3300여명으로 이용객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때문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는 장애인들은 택시를 타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장애인 콜택시도 부족”

시각장애인 최모씨는 “장애인콜택시를 타려고 전화를 하면 예약이 다 차 안 된다는 답변만 듣는다”며 “버스보다 편리하고 요금도 저렴해 이용하려 하지만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지체장애인 신모씨는 “버스를 타려면 기사가 못 본 것인지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아 불편했는데 장애인콜택시가 도입됐다는 소식을 나중에 접하고 반가웠다”며 “하지만 미리 전날 예약해야 하는 등 실질적으로 이용하는데 불편한 현실”이라고 피력했다.

모든 일정을 전날 알고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일이 생기거나, 정작 필요할 때 이용을 못하는 것이다.

시는 이와 관련, 장애인콜택시를 매년 2~3대씩 확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016년까지 14대까지 늘릴 예정인데 최근 사람들 사이에 많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어나 바로 이용하려면 애로사항이 많다”며 “예약제로 운영되는 만큼 하루 전에 예약하면 이용이 편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의 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청주의 경우 2009년부터 교통약자를 위한 특수승합차량 29대를 도입·운행 중이다. 구입비는 4000만 원으로 저상버스 1/5 수준이다. 예산 부담이 큰 저상버스 사업비를 특수교통수단에 투입하는 것이다. 충주시가 깊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콜센터 설치도 시급한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현재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콜센터와 주차장 부지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는 하루빨리 장소확보 및 장애인콜택시 증차 등 보완마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