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청주 지역 대학생들, ‘시티투어’ 대체언어 모색

스승의 날은 왜 5월 15일일까? 스승의 날 날짜는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의미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5월 15일은 바로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언어, 과학, 정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을 기리고자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이 스승의 날로 정해졌다.

세종대왕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언어학자다. 세계가 인정하는 언어학자가 만든 우리말 한글을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지난해부터 언론이나 TV매체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멘붕’과 ‘힐링’일 것이다.

어느새 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한글의 훼손 역시 시작됐다. 이러한 훼손에 우리말을 가꾸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대전 · 청주 지역 대학생들이 화창했던 주말, 대전역 앞에 모였다. 바로 ‘우리말 가꿈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우리말 가꿈이’는 한글문화연대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150여 명의 대학생이 참가하는 동아리다. 2011년 9월 1기를 시작으로, 매 학기별로 진행되는 우리말 가꿈이는 이번 학기 4기를 선발해 진행 중이다.

3기의 경우 지하철 안내방송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의 외국어 ‘스크린도어’를 변경하기로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답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현재 사용 중인 ‘스크린도어’를 ‘안전문’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2013년부터 단계별로 지하철에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말 가꿈이는 서울, 대전, 부산, 광주 등으로 지역별로 나누어지며, 다시 모둠으로 나뉜다. 4기 모둠은 25개로, 각 모둠 당 6명 정도의 모둠원이 있다. 각각의 모둠은 약 4개월간의 활동기간동안 활동 주제를 정하고 자유롭게 활동한다.

대전 지역 대학생이 함께하는 모둠의 이름은 ‘다힘’이다. ‘다힘’이란 ‘다함께 힘을 합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다힘’ 모둠은 4개월 동안 활동할 주제로 외국어 ‘시티투어’의 대체언어를 찾기로 했다.

▲ ‘우리말 가꿈이’회원들이 야구장에서 시티투어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어떤 것으로 바꿔야 좋을지 시민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시티투어’는 대전광역시에서 1999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관광 상품이다. 처음 시티투어 대체언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모둠원 차솔지 씨는 “시티투어의 대체언어 변경으로 인해 시티투어버스나 표지판도 대체언어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변화가 있으면 관광객들도 영어보다 우리말에 더 친근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의견에 다힘 모둠은 우리나라에 관광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외국어 ‘시티투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체 언어를 찾기로 했다.

시티투어에 대한 대체언어에 대해 모둠원들이 함께 생각해 본 결과, ‘도시나들이’가 선정됐다. 이에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선기 교수는 “‘나들이’라는 단어가 고유어이긴 하지만 ‘시티투어’라는 기존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전철웅 교수 역시 “영어를 억지로 고유어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다른 단어를 찾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모둠원들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을 대체언어로 결정하기로 했다. 회의를 통해 시티투어의 대체언어는 도시구경, 도시여행, 도시산책, 도시체험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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