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44개 기업 업종 전환…평균매출액 43.5% 증가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업전환 자금 400억원 누적 지원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발표 속에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체질개선을 위해 업종을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의 가동률이 7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월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이 69.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9년 8월 69.1%를 기록한지 30개월 만이다. 2월에 설명절이 끼어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FTA가 본격화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업종을 전환하거나 추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사업전환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내기업 44개 업체가 사업전환자금을 받아 업종을 전환하거나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윈텍 시장점유율 1위 도약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한 (주)한국윈텍은 업종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1994년 문을 연 한국윈텍은 창문에 주로 사용되는 블라인드 원단 도매업체였다. 원단은 외주제작을 해왔지만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2011년 원단 제조를 업종 추가해 제조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수준에 오르며 정상화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윈텍은 현재 블라인드 원단 도매 및 제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하며 국내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화장품 원재료를 생산하는 (주)마크로케어도 2008년 업종전환 후 매출이 2배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천연 감미료 효소 처리 스테비아 생산라인을 구축해 2008년 2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46억원으로 뛰었다. 마크로케어는 “수익성 개선과 고객의 다변화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전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웰빙 열풍으로 천연 감미료 식품첨가제의 원료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며 마크로케어의 제품은 제약회사와 식품회사 등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고, 미국·중국·태국·대만·인도 등 해외수출 거래처도 확보하면서 제2의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회사명을 밝히기 꺼려한  A사도 업종추가로 연매출액을 170억원 이상 올렸다. 한식소스전문업체인 A사 풀무원 등에 OEM 방식으로 제조업을 영위하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신규사업을 모색하던 중에 기존 제품과 연관성을 고려해 마요네즈 생산을 결정했다.

A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활용해 HACCP 인증을 갖춘 제조라인을 추가로 증설했고, 그 덕분에 CJ·삼양사 등 대기업군의 OEM공급을 통해 2009년 이후 해마다 15% 이상의 매출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더불어 사업전환 후 200%이상 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진주안료 생산업체인 B사도 프라스틱도료용, 벽지·장판용, 인조대리석용 등 산업용과 화장품용을 생산해 LG화학·태평양 등의 국내기업과 미국·일본·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었지만 매출이 정체되자 새로운 재료 사업 분야를 모색하던 중 충주대 교수티밍 연구개발해 시험생산하고 있던 CPFL 램프 전극소재를 계약해 사업화했다.

B사가 생산하는 전극재료로 기존제품과는 휘도, 효율, 수명에서 우수한 성능이 입증돼 판로개척이 희망적이다.

창업보다 안전한 사업전환
중소기업이 업종전환을 결심하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사업전환 자금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장성용 한국윈텍 대표는 “사업전환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업종추가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업종추가 과정에서 필요한 원부자재 구입비,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제품 제작비 등의 운전자금을 중진공에서 사업전환자금 5억원을 받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전환제도는 2006년 3월 '중소기업 사업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시작돼,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업종의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을 지원한다.

폐업 후 창업과 달리 기존 업종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사업전환의 정책적인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중진공의 사업전환 진단 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사업전환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업전환계획을 승인받은 기업은 융자, 컨설팅, 인력, 세제혜택 등 다양한 정부의 연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진공 충북본부 김치용 대리는 “중진공의 사업 전환 융자는 일반 금융권이나 다른 정책자금에 비해 이자율이 낮다. 사업장 매입자금 등 시설자금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운전자금 지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컨설팅을 통해 업종 전환과 업종 추가에 따라 발생 가능한 경영·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사업전환계획 승인을 받은 기업은 신규 업종 진출에 따라 필요설비를 도입하고 인력을 50% 이상 배치하면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제조·과학기술서비스업 등 26개 업종으로업종을 전환하거나 70%이상의 신규업종을 추가했다면 해당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법인·소득세를 4년 동안 50% 감면 받을 수 있다.

한국통계진흥원이 사업전환지원제도를 활용해 업종전환이나 업종추가를 완료한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효과를 분석한 결과, 높은 사업전환 성공률을 나타냈다.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69억원에서 99억원으로 3년간 43.5% 증가했고, 고용인원은 29명에서 35명으로 22.3%가 증가했다. 이같이 입증된 정책효과에 힘입어 중소기업청 소관 정책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상위권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유럽발 재정위기·FTA확대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관련예산 1700억원이 확대 지원된다. 또한 HIT500을 통한 판로지원, 외국전문인력 도입지원 등 정부시책 연계강화와 함께 사업전환을 통한 가업승계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중진공 충북지역본부 정연모 본부장은 “올해 경쟁력 저하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전환제도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와 고부가가치 전략업종으로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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